“조계종 포교원에서 만든 『조계종 신도교재 3. 역사-불교사의 이해-』의 일본불교에 대한 기술에는 오류가 많다.”
일본불교사연구소장 김호성 교수(동국대 인철과)가 조계종의 신도교재에 나타난 일본불교 부분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연구소에서 최근 발간한 《일본불교사 공부방 7》에서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김호성 교수는 먼저 일본불교를 따로이 기술하지 않고 ‘기타 국가의 불교’ 속에서 겨우 2쪽 분량으로 다루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후 일본불교의 특색은 계율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일본의 승려가 비승비속임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메이지유신 5년(1872년)부터의 일이며 국가의 법령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라는 점을 밝힌 김 교수는 “그 이전에는 진실로 계율을 잘 지키고 중시했던 스님들이 (일본에) 많이 계셨으며, 그분들을 망각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것은 대단히 죄송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중국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사고방식으로 불교를 수용하고 적절히 변용시켰던 것과 같이, 일본에서도 토착신앙인 신도(神道)와 결합하여 붓다를 신도적 신의 일종으로 섬긴다든지(…)”라는 부분에 대해 정반대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교를 힌두에 습합시킨 인도와는 달리 일본은 신도에서 존재하는 신들이 사실은 과거세에는 본래 부처님이었는데 현세에 와서 일본의 신이 되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본지수적설(本地垂迹說)이라고 한다고 소개한 김 교수는 일본은 붓다를 중심에 놓고서 일본 신도의 신을 그 화현으로 포용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는 어디까지나 불교를 우위에 두고, 신도를 종속적인 자리에 위치시키는 이론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일본불교사에 등장하는 고승들 대부분이 세속생활을 중시하여 계율의 준수는 형식주의에 불과하다고 폄하시켰다”고 기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 부분에서 얼마나 편견이 강하고 선입견이 무서운 일인가를 알게 된다. 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닐뿐더러, 그러한 잘못된 왜곡을 통하여 우리가 얻게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도 계율을 연구하고 천착하고 지키고자 했던 선지식들이 많았다”며 “가마쿠라 시대 스님들 이름만이라도 들어보면 지쯔한, 죠케이, 슌죠, 가쿠죠, 에이존, 코엔, 에친 등이 있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있는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일본불교를 폄하할 것이 아니라, 외려 이런 스님들의 삶과 계율의식을 깊이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스님들을 존중하고 믿는 마음을 일으켜야 하며, 그것이 앞으로 우리 불교를 ‘계율 잘 지키는 불교’로 만들어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평범한 불교신도들이 일본불교의 전통에 대해서 그 좋은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을 균형있는 관점에서 배우기도 전에, 이러한 왜곡된 선입견을 심어주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며 “조계종 포교원과 조계종출판사에서는 잘못된 서술이 가져올 부작용을 진지하게 검토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