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199일. 불교계가 아직까지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했다.

불교단체연석회의‧화계사‧정토회는 8월 6일 한남동 순천향대학교병원서 ‘용산참사영가를 위한 천도위령법회’를 봉행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으로 위령법회의 문이 열리자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이 청혼과 착어를 이어갔다.

이어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추모사를 낭독하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청화 스님은 추모사에서 “우리들로 하여금 피 흘리게 하는 독재와 핍박들은 오히려 우리를 더욱 눈 뜨게 하여 장벽을 뚫고 좋은 세상으로 건너가 무지개다리가 될 것”이라며 “썩은 물도 흘러가고 고난의 시절도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화 스님은 또 영가들에게 “불에도 타지 않고 물에도 젖지 않는 옷이 있으니 이 옷을 입으시라”며 “그러면 한 바탕 꿈 깨인 창 밖에 다섯 송이 붉은 연꽃을 볼 것”이라고 추모했다.

청혼 착어에 이어 다시 앞으로 나선 수경 스님은 “눈물 나는 세상 눈물 없이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한다”며 “용산참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으로 변해가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라며 비통해 했다.

수경 스님은 또 “단 한번만이라도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는 측은지심 정도는 내어 달라”며 “진리, 정의, 사랑, 자비 따위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하더라도 대화조차 거부하는 서울시와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 통탄이라도 해 달라”고 호소했다.

“분열과 갈등이 난무하는 한국 사회의 종교인들에게도 호소한다”는 수경 스님은 “우선적으로 망자의 넋을 달래고 유족의 슬픔을 위무하는 것이 시대의 비극에 대처하는 종교계의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로 나온 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 여사는 “불교계의 위로에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용산사건으로 구속된 시민들이 풀려나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화계사 합창단이 조가로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자 청화 스님과 수경 스님, 유족 대표 등은 고인의 위패를 소지하며 용산참사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이날 용산참사영가를 위한 천도위령법회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법안 스님, 정토회 유수 스님, 참여불교재가연대 박광서 공동대표, 유가족 및 용산참사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시민등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