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은 도교적 수도과정을 거쳐 신 내림을 받은 무당이었다. 김유신이 이끈 용화향도는 물론 더 나아가 화랑 자체가 도교교단이다.”

김유신이 무당이었고 용화향도가 도교수행집단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가 되고 있다. 7월 18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린 신라사학회 제85차 학술발표회서 ‘김유신의 입산수도와 그의 용화향도’를 발표한 연합뉴스 김태식 기자는 “김유신과 용화향도의 사상적 유래는 도교신학에 있다”고 주장했다.

용화는 <미륵하생경>에 미륵불이 용화수 아래서 설법한다는 내용에서 나온 말로, 용화향도란 미륵신앙을 신봉하는 화랑의 무리라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김태식 기자가 김유신을 무당이라고 보는 근거는 『삼국사기』에 나타난 김유신의 두 차례 <입산수도기> 내용이다.

『삼국사기』에는 김유신이 17세 때 적국을 평정하기 위해 중악석굴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자 갑자기 갈옷을 입은 한 노인이 나타나 비법을 전수한다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이에 대해 김태식 기자는 “이 장면에서 김유신의 기도에 하늘이 감응해 비법을 알려준 것이 요점”이라며 “갈옷을 입은 노인은 도교의 교조인 태상노군”이라고 주장했다.

김 기자가 제시한 또 한 가지 근거는 ‘김유신이 18세 때 인박산 심학지중에 들어가 칼을 땅에 꽂고 기도하자 하늘에서 별이 내려왔다’는 『삼국사기』의 내용이다.

김 기자는 “칼을 땅에 꽂고 하늘에 기도하는 모습은 도교의 도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삼국사기에 묘사된 김유신의 모습은 바로 도교의 수도과정을 통해 접신한 장면을 보여준 것”이라며 “칼을 꽂고 신 내림을 기원하는 요즘 한국사회의 무당과도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태식 기자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미륵신앙은 도교의 신앙”이라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위진 남북조 시대의 도상(道像)을 보면 조상기에 미륵불이 설법했다는 용화삼회가 등장한다”며 “감산사 불상 조상기에는 절반이 도교의 내용으로 적혀있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김태식 기자의 주장에 따르면 도솔천에 오르는 과정은 도교의 신선이 되는 과정이며 도솔천은 신선향, 미륵은 선계(仙界)의 최고신 이라는 것이다.

김 기자는 “미륵신앙이 도교의 신앙이라는 것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이가 있을 것이다. 도교에 대한 이해가 없이 무조건 불교로만 해석하려는 불교신봉자들은 불교만능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태식 기자의 파격적인 주장에 대해 상당수의 참가자들은 “김유신과 무당을 연결 짓고 미륵신앙이 도교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너무 비약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특히 토론자로 나선 서강대 박물관 조범환 교수는 “미륵신앙이 도교의 신앙이라는 주장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몇 가지 사례만으로 도교를 운운하는 것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조범환 교수는 또 “김유신의 입산수도가 도교와 연결되었다고 할 만한 주장을 하기위해서는 좀 더 타당한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태식 기자는 “대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며 “도교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