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암각화 군락지가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경주 암각화는 국보인 인근 울산 반구대 암각화보다도 그림이 훨씬 많아서 암각화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경주 암각화는 김정화 경주대학교 외래교수가 발견했으며, MBC 보도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신라의 시조 ‘박 혁거세’의 건국 신화가 서려있는 경북 경주시 선도산에서 구멍이 뚫린 거북 모양의 바위에 갖가지 그림이 새겨져있는 것이 새롭게 확인됐다. 용과 거북이, 새와 사람 얼굴 등 그림의 수가 약 300개가 넘는다. 학계에서 풍요와 다산의 의미로 해석해온 청동기시대 ‘바위 구멍’이 실제로는 동물의 눈과 입을 표현한 암각화의 일부라는 사실도 처음 드러났다.

실제로 바위 구멍에 물을 붓자 신기하게도 용과 거북이가 물을 빨아먹는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김정화 교수는 “강력한 힘을 가진 동물 즉, 용이라든지 거북을 이렇게 새겨놓고 자신에게 위안을 삼은 것 같다”며 “그래서 여기가 하나의 신성한 제천 의식을 한 그런 자리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바로 옆 계곡에서는 거대한 용이 폭포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신비한 모습을 형상화한 암각화 군락지도 발견됐다. 거북이와 새가 물을 먹는 그림도 있고, 큰 용 안에 작은 용이, 새 안에 작은 새가 중첩돼 표현되기도 했다 이 계곡은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선사시대 사람들이 양쪽의 돌을 떼내서 인위적으로 만든 계곡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암각화 군락지는 경주 선도산에서만 5곳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