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 300여 점이 선보이는 초대형 전시회가 9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어지간한 박물관 수준의 콜렉션을 자랑하는 다보성고미술(대표 김종춘)은 설립 25주년을 기념해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 300여 점을 엄선해 ‘생활 속 고미술 특별전’이라는 주제로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 1,2층의 다보성고미술전시관에서 갖는다. 전시품은 조상들의 삶과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도자기·서화·공예품을 망라하며, 판매도 한다. 국내최초로 공개되는 국보나 보물급의 귀중한 유물들이 즐비하다.

전시작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쇠뿔을 펴서 그 위에 십장생을 조선 후기의 민화적 필치로 그린 화각십장생문함, 실용적이면서도 멋을 부린 조선시대 책장, 모양이 아름답고 장석이 장식적인 강화반받이 등 생활 공예품들이 우선 주목된다.

또 계룡산 학봉리 가마에서 구운 조선 전기의 분청철화초화문병,13세기 부안 유천리요에서 만든 것으로 꽃봉오리의 잎이 살짝 벌어진 모양에 주전자와 손잡이·두껑이 있는 청자상감모란문백화점문주자, 티없이 맑고 깨끗한 우윳빛과 단아한 형태로 조선 전기 백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지(地)'자가 새겨진 백자 등의 품격 높은 도자기도 선보인다.

그러나 불자들에게는 뭐니뭐니해도 불교성보들이 관심의 대상이다. 신라의 형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청동범종과 고대 목조탑의 형태를 보여주는 고려시대의 소형 금동칠층탑, 작고 귀여운 모습의 보살이 큼직한 정병을 두 손으로 가슴에 껴안고 있는 고려시대 백자보살형연적 등 불교적 유물도 전시된다. 특히 좀처럼 보기 어려운 백제시대 금동 7층탑과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치는 금동탄생불상 등은 불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밖에도 부왕(영조)이 지은 '어제동몽선습서문'을 사도세자가 여덟 살 때 직접 쓴 '사도세자필 동몽선습 25폭 서첩',겸재 정선이 금강산 8경과 소상8경을 그리고 원교 이광사가 화제(畵題)를 쓴 '겸재 정선 16폭 화첩'도 만날 수 있다.

김종춘 다보성고미술 대표는 “고미술 컬렉션 및 유통을 통하여 문화재 향유의 대중화에 기여해왔고, 학교 등의 기관에 유물을 기증하여 문화재 사랑과 보존의식 고취에도 노력해왔다”며 “이번 전시는 다보성고미술의 이러한 활동을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1970년대에 고미술 업계에 입문해 1997년부터 한국고미술협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종춘 대표는 “지난 몇 년간 가격 폭락으로 고미술시장이 침체했으나 최근 세계미술시장에서 현대미술보다 고미술의 경매낙찰률이 높아지는 등 추세가 반전되고 있다”며 “지금이 고미술 컬렉션의 최적기”라고 말했다. “고미술은 현대미술이 담보하지 못하는 조상들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간직하고 느낄 수 있는 문화재”라고 강조한 김 대표는 “앞으로도 문화재 애호 증진 및 향유의 대중화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전시회에 불교계의 관심을 당부했다. 02)730-7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