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십자가 아래서 죽어갈 줄은 꿈속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라는 선객 스님의 말씀을 잊을 수 없습니다. 1996년 폐암으로 돌아가신 선객 스님은 유언에서도 스님들과 중생들의 마지막 죽음의 여정을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능행 스님은 불교호스피스를 시작하게 된 일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능행 스님은 “선객 스님은 유언을 하신 뒤 저의 승낙을 받은 뒤에야 눈을 감으셨다”며 “감당하기에 버거운 유언이었으나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 천막이라도 치고픈 마음으로 탁발 인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도망가고 싶을 때도 많았다”고 고백한 능행 스님은 “죽어가면서도 살고 싶어 했던 사람들의 눈빛과, 비구 스님의 마지막 눈 속에 담겨졌던 눈물들이 빛이 되고 힘이 되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능행 스님은 “한국불교인들은 암을 앓아도 어디 편히 가서 암환자 재활뿐 아니라 죽음을 준비할 만한 곳도 없다”며 “불자들을 위한 전문병원을 건립하여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공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심으로 하라!’는 은사 스님의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산다는 능행 스님은 “‘모든 생명은 하나다. 모든 생명은 고귀하고 존엄하다. 모든 생명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정신과 이념을 갖고 출가사문으로 상구보리 하화중생 하겠다”고 다짐했다.

능행 스님은 불교호스피스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7월 6일 제24회 불이상 실천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