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리히텐슈타인이라는 화가의 <행복한 눈물>이 세상을 흔들어 놓은 적이 있다. 당시 매스컴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충격이 있었다. 도대체 그림이 무엇이기에 빌딩 한 채 값을 투자하며 소장하고 있는 걸까. 그저 사진처럼 꼭 닮게 그리면 잘 그린 그림인 줄 알았던 옛날과는 다르게 오늘날 미술의 세계를 이해하기에는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림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그 속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 것인가. 사실 이 문제처럼 어렵고 또 해결방법이 막막한 경우도 드물다. 솔직히 체면을 차리다 보면, 그림에 대해 무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제 여름이 시작된다. 이맘 때면 대형 미술 전시회들이 줄을 잇는다. 미술에 대한 상식,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회가 마련됐다. 대한불교진흥원이 관심과 호응 속에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화요강좌의 7월 주제가 그림 읽기 비법을 배우는 것으로 정해졌다. 월간 <불교문화> 고영인 편집장이, 고전적인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를 그림을 한눈에 꿰어 볼 수 있는 책과, 그린 사람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나름대로 그림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는 책을 고심 끝에 가려 선정했다. 면면을 보니 과연 탁월한 선택이다.

화요 열린 강좌- 저자와 함께하는 책, 그 너머 이야기(더 깊은 아름다움을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강좌의 7월 주제는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휘파람 불며 산책하듯 그림 읽는 법을 배워본다’다. 7월 7일(화) 저녁 7시에는 손철주(미술평론가)의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생각의나무 刊)를, 7월 21일(화) 저녁 7시에는 박우찬(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의『사과 하나로 세상을 놀라게 해주겠다』(소울 刊)가 각각 선정됐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는 끝없이 막막하게만 보이는 그림 앞에서 당황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길은 앞서 그림을 보았던 사람들처럼 난해하거나 해독할 수 없는 기호처럼 만나는 길이 아니라 마치 휘파람을 불며 산책하듯 그림을 읽는 길을 보여준다. 동서양 명장들이 감추고자 했던 비밀한 창작의 뒷이야기들까지 살짝 훔쳐보게 하는 즐거움을 갖게 하는 한편, 한 작품을 둘러싼 시대 배경과 당시 작가의 환경 등 작품 외적인 여러 사실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체계적인 미술 지식이나 원리 등을 공부하지 않아도 스스로 나름의 그림 감상법을 깨우치게 한다. 저자 손철주씨는 미술평론가, 일간지 미술 담당 기자로 오랫동안 국내외 미술 현장을 취재한 전문가다. 신문사 문화부장과 취재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학고재’ 주간 및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꽃피는 삶에 홀리다』,『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인생이 그림 같다』가 있다.

<사과 하나로 세상을 놀라게 해주겠다>는 오랫동안 미술 전시회를 기획해온 필자가 ‘사과’라는 한 가지 대상물을 통해 서양미술이 어떻게 변해 왔나를 꿰어보는 한편, 기법이나 내용이 달라질 때마다 어떤 철학적인, 사회사적인 문제들이 그림 속에 영향을 주어왔는가 하는 배경에 대한 인문적 지식까지 제공하고 있다. ‘사과’ 하면 흔히 회자되는 ‘아담의 사과’ ‘뉴튼의 사과’ ‘세잔의 사과’에 대해서는 물론 초현실주의적인 사과에 이르기까지 미술과 사회사상의 관계가 어떻게 맞물려서 오늘날의 미술이 되어 왔는가 하는 문제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저자 박우찬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대학원에서 문화정책을 전공하였다. 예술의전당 큐레이터, 대구시립미술관건립전담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학예연구사 등을 역임하고, 중앙대, 계원조형대, 성신여대 등에서 강의를 하였다. 현재,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원이다. 저서로는 『사과 하나로 세상을 놀라게 해주겠다』『서양미술사 속에는 서양미술이 있다』, 『전시 이렇게 만든다』,『머리로 보는 그림 가슴으로 느끼는 그림』, 『한국미술사 속에는 한국미술이 있다』 등이 있다.

강의는 마포 다보빌딩(BBS) 3층 다보원에서 열린다. 미술 문외한에서 미술 고수로 변신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문의 및 신청 : 02-719-2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