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세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발원·조성한 태국 전통양식의 불상이 24일 경주 불국사 무설전에 봉안됐다.
이 불상은 태국 왕실이 푸미폰 아둔야뎃의 국왕의 탄신 80주년을 맞아 불기 2550년(2007년) 11월 5일부터 왓 보보미브스(Wat Bovomives) 사원에서 조성에 들어가 1년 여 만에 완성한 것이다. 이 불상은 지난 1월 30일 태국 에메랄드 사원에서 푼 공주의 집전으로 세계불교도우의회(WFB)에 가입된 세계 19개국 대표단에게 불상을 기증하는 뜻 깊은 봉헌행사를 가진 바 있다.
이날 봉안된 태국 불상은 ‘프라 사싸다(Pra Sassada)로 불리는 수코타이(Sukhothai) 형식으로 모두 19존상이 조성됐는데, 불국사 무설전에 봉안된 불상도 그 중의 하나다. 높이 19인치로 조성해 WFB에 가입한 19개 가입국의 중요한 절과 불교유적지에 차례로 모셔지게 된다.
이날 불국사 봉안법회에는 태국의 고승 프라담바라자야 스님을 비롯한 태국 스님들과 판 와나메티 WFB본부 회장, 펠렙 사무총장 등 25명의 태국 불교대표단이 참석했다. 한국측에서는 성타 불국사 주지 스님과 종상 불국사 관장 스님, 법달 보경사 회주 스님, 종근 스님, 보경사 주지 정문 스님 등이 참석했고, 임선교 명예회장과 양장운 부회장, 김형태 이사 등 WFB한국본부 임원단과 조계종지부 진월 스님, 중앙신도회지부 손안식 상임부회장, 진각종지부 수각 정사, 원불교지부 전팔근 회장 등 7개 한국 리즈널(지부)센터 대표단이 참석했다. 또한 독실한 불자로 알려진 무소속 정수성 의원도 참석했다.
불국사 관장 종상 스님은 축원문을 통해 “세계 19개국에 태국 불상을 봉안하여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는 가호로 사부대중들이 항상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에 의지하여 삼재와 팔난이 소멸되고 국운은 융성하여 극락국토 구품연대처럼, 가장 안락하고 풍요로운 세계가 되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은 인사말씀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곳 불국사에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불상을 모시게 된 것을 모든 불자님과 함께 기쁘게 생각한다”며 “불상봉안식을 위해 태국에서 오신 여러 스님들과 WFB본부 회장, 사무총장님, 태국의 불자님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 승단을 대표한 프라담바라자라야 큰스님은 축하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 경주 불국사에 프라사싸다 부처님상을 봉안한 것에 대해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마구니를 제압하는 자태의 프라사싸다 부처님은 우리들로 하여금 생활하는 가운데 항상 조신하고 상호 신의와 존중으로 사귐으로써 모든 형태의 마구니(번뇌망상)를 극복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참다운 삶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판 와나메티 세계불교도우의회 본부회장도 축하메시지에서 “이 불상을 19개국의 역사적인 불교 유적지와 사원에 봉안하도록 국왕폐하께서 자비로운 윤허를 내리셨는바, WFB본부에서는 프라사싸다 부처님을 멀리 태국으로부터 모셔와 오늘 불국사 무설전에 봉안하게 됐다”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불교사원인 불국사에 태국 불상을 모신 공덕으로 대한민국과 세계 유수의 불교국가에서 불교가 깊이 뿌리내려 더욱 번창하도록 양국간 불자들간에 선린관계가 더욱 증장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3일 저녁 WFB본부 와나메티 회장은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한국의 WFB 7개 지부의 대표들에게 프라사싸다 불상(미니에쳐)을 각각 전달했다. 이날 불상 전달식에서 와나메티 회장과 펠럽 사무총장은 그동안 다소 소원한 관계에 있었던 한국의 7개 지부가 오늘 한 자리에 모여 뜻깊은 행사를 갖는 계기로 더욱 화합하여 한국불교와 WFB 발전에 기여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23일부터 25일까지 불국사 석굴암 등 경주 일원에서 진행된 태국불상 봉안식에는 태국 대표단과 불국사 스님과 신도, WFB한국본부 등 7개 한국지부 대표 등 3백여 명이 동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