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부군에 따르면 타밀 타이거의 지도자가 정부군이 타밀 반군의 마지막 영토로 진군한 후 총에 맞아 사살됐다.

반군의 우두머리 벨럽필라이 프라바카란(Velupillai Prabhakaran)은 전쟁지역에서 한 앰블런스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사살됐다고 군 소식통을 인용 로이터가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군은 타밀호랑이(LTTE)의 프라바카란의 장남, 찰스 안토니를 포함한 4명의 지도자의 죽음을 확인한 바 있다. 정부 텔레비전도 안토니의 시신을 촬영해 보도했다.

한 익명의 군 관계자는 “프라바카란이 동이 트기전 앰블런스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다 죽은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이 뉴스는 또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축제가 열렸고, 동시에 타밀을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는 영국에 대한 항의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천명이 넘는 시위대들이 모여 영국 대사관 주위에서 영국 외교부 고위관계자인 데이비드 밀리반드의 초상화를 불태웠다. 또 그들은 썩은 달걀과 돌덩이를 대사관 관저에 던지고, 밀리반드의 초상화를 태우기 전에 벽을 향해 던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시위의 확산은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 타밀반군을 완전히 격퇴했으며, 정부군이 지난 25년간의 전쟁 중에 처음으로 타밀이 장악한 해안을 완전하게 장악했다는 선언 이후 뒤따랐다.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어제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전쟁이 끝났음을 공식 선언했다. 정부군 대변인 우다야 나나약카라는 반군들이 자신들의 싸움은 비참한 결말을 도달했음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전의 전쟁 동안에 프라바카란은 그의 경호원이 체포되는 것 보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신의 몸을 태워 알아볼 수 없도록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타밀 타이거의 반군 전사들은 체포되는 것보다 스스로 자결을 하도록 훈련돼 있다는 것이다. 어제 한 벙커에서 있었던 대형 폭발도 프라바카란을 추종해온 다른 고위 반군 지도자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군, 독립국가 명분 불구 테러 의존해 실패 자초

정부, 작은 영토에 분리독립 허용 불가 원칙 고수

<해설> 지난 1972년부터 반군을 이끌어온 프라바카란은 한때 스리랑카 영토의 3분의 1을 통치하면서 군대를 보유하는 등 준독립국가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완전한 독립국가 수립을 명분으로 테러에 의존하는 등 비타협적 태도로 일관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을 자초해 고립과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반군 소탕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체류중인 반군세력이 계속투쟁을 다짐하고 있어서 국지적인 전투 재개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특히 국제사회의 전쟁범죄 논란은 스리랑카 정부를 괴롭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군 소탕 과정에서 민간인 지역에 무차별 포격을 가해 엄청난 사상자를 냈고 인도주의적 차원의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앞서 스리랑카 정부에 대해 반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전투 지역에 고립돼 있는 타밀족 주민들에게 인도주의 구호품이 도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브라운 총리는 스리랑카 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스리랑카의 팔리타 코호나 외무장관은 이 같은 외교적 위협에 맞서 스리랑카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어떤 국가든지 이 같은 상황에서는 인질들을 구해야 할 법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국제사회 역시 스리랑카 북쪽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가리켜 인질 사태라고 불렀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할라 족을 대표하는 스리랑카 정부의 이같은 강경한 입장은 남한의 2/3정도 되는 작은 영토에 무리하게 분리 독립을 추진해온 타밀반군을 허용할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에 기초하고 있다. 특히 전국민의 90%가 불교를 믿는 국가에서 힌두와 기독교로 구성된 타밀족을 국제사회와 기독교계 일각에서 선교의 수단 및 스리랑카 분열을 목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국제사회 일각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분자들을 패배시키고, 그들의 손아귀에서 민간인들을 모두 구출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스리랑카의 마힌다 사마라싱헤 재난구조 인권 담당 장관은 수도 콜롬보에서 기자들에게 군사작전 단계가 끝났으며, 스리랑카에서 테러가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마라싱헤 장관은 “타밀 엘람 호랑이 반군 (LTTE)은 군사적으로 패배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인질 구출작전이 끝났다”며 “지난 4월 20일 이후 17만9천명의 인질들이 구출됐다”고 말했다.

한편 아직까지 확실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1983년에 시작된 스리랑카 내전으로 최소한 7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의 보도는 8만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타전되고 있다.

한편 스리랑카의 라자팍사 대통령은 요르단 방문을 마치고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귀국했다. 스리랑카 정부 지지자들은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을 국가 영웅이라고 부르며 환호했다.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반군퇴치를 기념하기 위해 18일을 국가 공휴일로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