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에 저지른 아픈 과거사를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양국은 거리상으로 무척이나 가까운 나라지만 민족 간 앙금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우리 불교도만이라도 가슴을 열고 화합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노력합시다.”

제30회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일환으로 5월 13일 신륵사서 열린 세계평화기원법회에서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 회장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이 일본과거사에 대해 참회의 뜻을 밝혔다.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은 “양국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무척 힘들다”며 “1400여 년간 교류를 이어온 양국의 불교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분명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지만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화합이라는 지혜를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 회장 지관 스님도 “과거를 덮어서는 안 되고 과거를 깊이 반성하는데서 문제의 해결이 시작된다”며 “한쪽만이 아닌 양측이 서로 화합해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관 스님은 “이러한 화합의 정신을 담아 한일 양국 간 화해는 물론 세계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인류화합공생기원비도 건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륵사에서 기원법회를 마친 일본 스님들은 과거사를 참회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일본군위안부사료관 나눔의집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일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 이시요카 스님은 “선배들로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다”며 “일본이 저지른 역사를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시요카 스님은 “부디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시기를 기원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자리에 함께한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은 “일본 스님들은 과거에 대해 깊이 참회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협력으로 아픈 과거를 떨쳐내자”고 당부했다.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는 또 ‘인류화합의 실성을 지향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양측 대표인 지관 스님과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기원법회는 한국 측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종회의장 보선 스님, 원로의원 정무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김문수 경기도지사, 중앙신도회 손안식 상임부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일본 측에서는 일한불교교류협의회 회장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 이사장 이시오카 스님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는 5월 12일 개막식을 갖고 환영만찬을 열었으며 14일 세종대왕릉 참관 조계사 참배 등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