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만 감동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더군요. 불교에도 감동이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우상숭배가 아니라는 것도 조금은 알게 됐구요.”

류상태 목사가 인터넷에 십자가를 올린 예수동아리교회 교인들과 5월 3일 서울 화계사서 개최한 주일예배 겸 108참회에 이준호 학생도 동참했다.

이준호 학생은 “처음에는 절에서 108배를 한다는 말을 듣고 혼란스러웠지만 사죄의 의미로 절을 하는 것이기에 동참했다”며 “절을 하는 동안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됐고 걱정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108참회기도에는 예수동아리교회 교인 10여명이 참석했다. 화계사 교무국장 동재 스님이 절을 하는 방법을 지도한 뒤 죽비를 들고 108배를 같이 올렸다.

모두들 처음 해보는 절이기에 힘들만도 했지만 한명도 빠짐없이 108배를 마쳤다. 처음이기에 108배를 40여분동안 천천히 진행해 큰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다.

화계사 대적광전을 들어갈 때는 걱정하는 얼굴이 대부분이었지만 절을 마치고 나올 때는 미소 짓는 얼굴로 바뀌었다.

류상태 목사는 “개신교인들이 그간 저질러온 이웃종교에 대한 무례함을 사죄하기 위해 108배를 올렸다”며 “예수의 사랑이라면 절을 하고 사죄 하는 모습이 전혀 문제될게 없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 중심이 무너졌다라며 비판받고 있는 류상태 목사는 “오히려 한국의 기독교 안에서 예수는 찾아볼 수 없다”며 “심하게 말하자면 기독교는 태생부터 잘못된 종교”라고 지적했다. 이어 류상태 목사는 “종교로서의 기독교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지만 예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은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화계사 총무국장 수암 스님은 “종자란 농부가 아무리 배가고파도 건드리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며 “절을 올린 여러분들이 바로 이 시대의 씨앗”이라고 말했다.

수암 스님은 또 “참회의 심정, 회개의 심정, 기원의 마음 어떤 것으로 절을 했을지라도 모두 소중한 순간이었을 것”이라며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니 희망을 갖고 화합하며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교회에서 108배를 기획한 류상태 목사는 전 대광고 교목으로 학내종교자유를 주장하다 주류 기독교의 독선과 오만을 확인한 뒤 스스로 목사직을 반납하고 현재는 인터넷 예수동아리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