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고 밝은 빛’을 품은 선화가 우리에게 다가온다.

구도행의 치열함이 빚어낸 선화들이 모여 자비와 지혜의 광명을 선사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한 구도자가 33년간 이루어온 선화의 세계를 한 눈에 선보인 ‘초대 선화전’에서다.

동성 스님은 4월 30일부터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봉축 자비나눔을 위한 초대 선화전’을 개최한다.

선화전을 준비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 동성 스님은 “나는 그림 그리는 스님이 아니”라며 “단지 수행의 과정을 종이 옮겨놨을 뿐이고 선화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문화포교를 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동성 스님은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둥글고 밝은 빛’”이라며 “이는 진리와 자유, 광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를 기원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동진 출가해 사경과 불화는 삶의 일부였다는 동성 스님은 “선화를 창작하며 번뇌를 고요한 마음으로 다스리는 것도 수행의 한 방편이 된다”며 “찰나간 팔만사천번뇌가 일어날 때 그림을 그리는 일에 집중하면 어느새 번뇌는 저편으로 멀어져 간다”고 설명했다.

“불화를 그리면서 33조사를 모사했을 때의 기억은 여전히 잊지 못할 감동”이라는 동성 스님은 “며칠 동안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감격적인 순간이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동성 스님은 “요즘 보면 나를 두고 달마 그리는 스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깨달음과 자유를 한데 엮어 그림을 그리다보니 다르마라는 의미가 달마라는 표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가자라면 마지막에는 중생들을 위해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동성 스님은 “선화를 통해 사람들이 행복과 자유를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림 그리는 스님이 아니라 선화 수행을 통한 문화포교를 하는 출가자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한 동성 스님은 “불교계에서 진행하는 자비나눔에 동참하고자 제반경비를 제외한 전시회수익금을 자비기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성 스님은 “진흙 속에서도 오염되지 않고 피어나는 연꽃처럼 본래 청정한 자성을 찾아 성불의 꽃을 피우자”며 1976년 부산에서 첫 전시회 ‘한송이 연꽃 되어’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8차례의 선화전시회를 가졌다.

동성 스님의 한국전시회는 2002년 이후 7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그 동안은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한국불교문화를 알리는 일에 주력해왔다.

동성 스님은 또 5월에는 뉴욕에서 선화표현전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가지고 퍼포먼스 형식의 전시를 구상 중에 있다.

*동성 스님은?

1964년 정덕 스님을 은사로 득도 1972년 조계종 중앙교육원을 수료했으며, 1984년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6년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전시회는 1976년 부산을 시작으로 6번의 ‘한송이 연꽃이 되어’전을 선보였고, 1993년부터 5번의 ‘깨달음과 자유의 달마도’전을 개최했다.

또한 ‘공-다르마’전, ‘둥글고 밝은 빛’전 및 일본과 중국에서 개인전과 초대전을 여는 등 18회의 정규전시회와 5회의 기획전시회를 개최한바 있다.

현재는 한국선미술인회 대표, 조계종 포교연구실장, 마산 봉국사 주지를 맡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동성 스님이 33년간 이루어온 선화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달마상, 천진불, 미소동자 등 6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