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적용 가능한 실천적 종책에 주목”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종연구소(소장 원철 스님)가 주최한 “종책제안서 공모전”이 한국불교의 미래 방향와 종단의 발전의 초석을 모색하는 지혜의 장이 마무리됐다. 이번 공모전에는 수행과 포교, 종단 행정, 불교문화의 세계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실천적 제안들이 다수 접수돼 향후 종단 정책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공모전에는 불교종책 분야, 불교사회 분야, 종단재정 분야, 기타 분야에서 불기 2569(2025)년 10월 31일(금)까지 55건이 접수 되어, 불기 2569(2025)년 12월 24일(수) 오후 2시 조계사 담소에서 최우수상 1명(상금 500만원), 우수상 5명(상금 각 200만원), 장려상 10명(상금 각 50만원)의 시상식을 진행한다. 최우수상에는 <재가자 포살 실행 프로그램 제안>을 제출한 향림 스님(봉녕사)이 차지했다.
심사위원장인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심사총평을 통해 “이번 공모전에는 총 55건의 제안서가 접수됐으며, 이미 추진 중인 종책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고루 포함돼 있었다”며 “실무 검토와 여러 차례의 심의를 거쳐 현실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중점 기준으로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주경 스님은 특히 “새로 출범한 조계종연구소가 사부대중을 대상으로 종책 아이디어를 공모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시도”라며 “이론이나 당위보다 즉시 실행 가능한 실용적 제안에 무게를 두었다”고 강조했다.
재가 수행 공동체 회복 제안 ‘최우수상’
최우수상에에 선정된 <재가자 포살 실행 프로그램 제안>은 청년세대와 지식인 불자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는 명상·체험 중심 신행 요구에 부응해, 지계(持戒)를 중심으로 한 재가 수행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한다. 제안에서는 매월 1회 현대인의 생활 양식에 맞춘 포살 의식과 함께 계율 독송, 명상, 경전 독송을 결합한 구체적 실행 매뉴얼을 제시했다.
심사위원단은 “신행의 내실화를 넘어 자아 성찰과 심리 치유까지 아우를 수 있는 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불교 문화의 세계화 전략 ‘우수상’
우수상에는 <K-Seon 글로벌 사업단 설립>과 <사찰음식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전략>이 선정됐다.
<K-Seon 글로벌 사업단 설립>은 선명상의 세계화를 목표로 수행 언어의 국제표준화, 전문 수행 코스 개발,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제안했다. 총무원장 스님을 총괄고문으로 하는 글로벌 사업단 출범과 함께 3개년 계획으로 기반구축 단계, 실행확장 단계, 국제화 및 자립 단계를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찰음식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전략>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찰음식을 국제적 문화유산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구체적 절차와 실행 방안을 담았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관광 자원화까지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문화 콘텐츠 활용한 현대적 포교
문화 콘텐츠를 통한 포교 전략도 눈길을 끌었다. <박물관에서 만난 부처님>은 박물관을 청소년 중심의 역동적 포교 공간으로 전환하자는 기획으로, 기본형·심화형·연속형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또 <불교문화 디자인 공모전 개최를 통한 현대적 포교 전략>은 디자인이라는 현대적 언어를 통해 MZ세대와 소통하는 통로를 열자는 제안이다. 미니멀리즘과 뉴트로 감성 등 젊은 세대의 미적 코드에 불교문화가 접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디자인 공모전의 정례화를 종단 핵심 문화사업으로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투명한 종단 운영과 사회적 역할 강화
<불교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설립 및 재정통합체계 구축>은 종단 재정의 투명성과 공익성 강화를 목표로 한 제안이다. 분산된 복지 재원을 통합 관리해 거대 기금을 조성하고, 불교 복지의 사회적 신뢰를 높이자는 취지다.
이 밖에도 AI 시대 신행 변화, 도심 명상 포교, 해외 포교 정책, 숲 치유 프로그램, 청년불자 양성, 재난 대응, 승가 복지 확대,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공동체 구축 등 다양한 제안들이 장려상으로 선정됐다.
주경 스님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모인 종책 제안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종단 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종단과 관련 부서가 적극적인 사업화와 실행에 나서야 한다”며 심사총평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