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 스님이 친필로 작성한 『경허집』이 영인본으로 제작돼 일반에 공개됐다.
경허집은 한암 스님이 법어는 법어대로, 시 가송, 기문 서간, 행장 등도 각각 분류 편찬한 것이다.
월정사(주지 정념)는 한암 스님의 『경허집』영인본(민족사刊)을 출간하고 4월 20일 기자회견에서 그 사실을 알렸다. 이번 영인본 출간은 서지학자 김민영 씨가 고서점에서 구입해 소장 중이던 것을 월정사에 기증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오늘날 활자본으로 전해지는 경허집은 1943년 선학원에서 간행된 책이 있으나 한암 스님의 경허집은 1931년에 쓰인 것으로 선학원판보다 12년 앞서 만들어진 것이다.
정념 스님은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 스님의『경허집』발간은 종단에서 중요한 의의를 차지한다”며 “종단사적으로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족사 윤창화 대표는 “선학원판이 한암 스님 육필본 『경허집』을 저본으로 출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암 육필본 『경허집』서두에는 <선사경허화상행장>에 배치됐으나 선학원판에는 한용운의 <서문>이 있는 등 순서상으로는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한용운이 맡아 편찬한 선학원 『경허집』과 한암 스님의『경허집』이 모두 만공 스님의 의뢰로 만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힌 윤창화 대표는 “한암 스님의 『경허집』이 책으로 출간되지 못한 것은 한암 스님이 쓴 <선사경허화상행장>에서 ‘경허화상의 법화를 배움은 옳으나 화상의 행이行李를 배우면 안 된다’는 문구가 못마땅했기 때문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한암 스님의 육필본 『경허집』은 한권이지만 券之一(111쪽)과 券之二(112쪽) 두 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 쪽당 12행으로 1행에 약 20여자가 들어있다. 장수로는 모두 87장이며 쪽수로는 174쪽 정도이다. 종이 바탕에 횡으로 5㎜ 정도 간격으로 약 30여개의 세선이 있는 것으로 보아 종이를 별도로 구입한 것이 아니라 금전출납 장부 같은 종이에 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월정사는 4월 22일 한암 스님 탄신다례재에서 한암 스님 친필 『경허집』기증식을 갖는다. 한암 스님 친필 『경허집』은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보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