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염불, 간경, 의식, 가람수호의 승가5칙과 철저한 계행 수행을 통해 이시대의 선사로 불렸던 한암 스님의 사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마련된다.

한암문도회(회주 현해), 월정사(주지 정념), 탄허불교문화재단(이사장 혜거)은 공동으로 ‘한암사상 연구 학술회의를 5월 7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다.

정념 스님은 “한암 스님은 선교를 겸수한 분”이라며 “한암 스님은 조계종이 선불교를 표방하지만 염불, 간경 등 다른 공부도 사력을 다해 매진했다”며 “오늘의 불교위기상황에서 구행가풍 정신을 다시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념 스님은 “학술회의를 통해 수행자로서 생사를 초월 좌탈입망한 한암스님의 수행가풍 정신을 이어받아 조계종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한다”고 밝혔다.

정념 스님은 “한암 스님에 대한 세미나는 그동안 정념 스님이 주지에 취임한 뒤 이미 2번의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며 “앞선 2번은 전문 학술회의를 준비하는 예비단계라고 할 수 있고 이번 세미나는 전문학술회의의 성격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학술회의는 5개의 주제를 가지고 5명의 발표자와 5명의 토론자가 초청돼 진행된다.

동방대학원대 명상치료학 교수 인경 스님은 ‘한암선사의 간화선-선문답 21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토론자는 성균관대 철학과 강사 정연수 씨가 맡는다.

‘한암스님의 승가오칙과 조계종의 신행’을 발표할 신규탁 교수는 논문에서 참선, 염불, 간경, 의식, 가람수호를 강조한 한암스님의 사상을 분석했다. 전 해인사 율원장인 무관 스님이 토론자로 나선다.

이밖에도 ‘한암의 종조관과 도의국사’를 주제로 부천대 김광식 교수가 논문을 발표하고, 동국대학교 인철과 김호성 교수는 ‘탄허의 결사운동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발표한다. 마지막으로 민족사 윤창화 대표는 ‘무자화두의 십종병 고찰’을 발표한다. 토론자로는 각각 중앙승가대 김상영 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고영섭 교수,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김호귀 연구교수가 맡을 예정이다.

*한암 스님은?

1876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났다. 1898년 금간산 유람을 갔다가 발심해 장안사 행름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41년 대한불교조계종의 전신인 조선불교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냈으며 입적한 1951년까지 27년간 상원사에 수행정진 했다.

한암 스님은 6.25 전쟁당시 온몸을 바쳐 상원사를 구한 일화로 유명하기도 하다

“6.25 전쟁이 나자 모든 사람들이 피난을 떠났으나 한암은 그대로 상원사에 남았다. 이어 일사후퇴 때에 국군이 월정사와 상원사가 적의 소굴이 된다 하여 모두 불태우려고 했다. 월정사를 불태우고 상원사에 올라온 군인들이 상원사 법당을 불태우려고 했다. 한암 스님은 잠깐 기다리라 이르고 방에 들어가 가사와 장삼을 수(受) 하고 법당에 들어가 불상 앞에 정좌한 뒤 불을 지르라고 했다. 장교가 스님이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하자 한암스님은 나는 부처님의 제자요, 법당을 지키는 것이 나의 도리니 어서 불을 지르시오 하며 자세를 흐트리지 않았다. 이에 감복한 장교는 법당의 문짝만을 뜯어내 마당에서 불을 지르고 떠났다. 오늘날 상원사 법당이 남은 것은 오로지 한암스님의 덕이다.” - 월정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