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의 한 정신의학자가 신경과학과 불교 수행을 접목해 담배의 금단현상을 치료하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알콜, 코카인 중독을 연구하고 있는 예일대학의 저드슨 A. 브루워 박사가 최근 담배를 끊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반인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을 미국 「레지스터 메트로」가 2월 23일 보도했다. 이 소식은 담배 애호가들의 동호회를 비롯해 여러 블로그 뉴스로 전해지고 있다.
브루워 박사는 예일대학 부속 신경의학병원 의학연구소장으로, 불교에 기초를 둔 ‘알아차림(mindfulness)’ 훈련을 연구하고 있다.

브루워 박사는 알아차림 훈련을 두 가지 과학적 요소로 정의했다. 첫째 현재 순간에 대한 집중력을 키우는 것, 둘째 편애과 호기심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을 피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담배, 알콜, 마약 중독자들은 그들의 약이나 선택 도구를 스트레스와 긴장이완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브루워 박사는 “그 행동이 습관이 된다. 모든 사람은 그들의 선행적인 경험에 기초해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들은 우리가 각 상태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를 결정한다. 이것이 바로 중독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병원에서의 알아차림 훈련은 중독자들이 스스로 외로움이나 분노 같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는 참을 수 없는 감각으로부터 놓여나기 위해 약을 상용하는 순환고리에 제동을 걸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브루워 박사는 분노와 같은 감정을 통해 나타나는 파동과 그 감정을 제거하면서 나타나는 파동을 비교했다.
“당신의 분노는 파동을 타고 더욱더 멀리 멀리 나아가는 성질을 갖고 있다. 더구나 당신은 파동을 없애려고 그 자체를 두려워한다. 당신은 이 파동들을 부술 수 있다. 매순간 당신은 당신이 그것들을 부수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매순간 그 파동을 제어한다면 그것들은 점점 더 제어가 가능해진다. 그 상황이 중독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매순간 더욱 쉽게 약으로부터 멀어져가는 것이다.”
중독자가 그 사실을 알아채면서 매순간 점점더 자유로와지며, 스스로를 약으로부터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게 된다는 브루워 박사의 설명이다.
브루워 박사는 “경험이 풍부한 불자들은 분노나 다른 스트레스들이 멀리 달아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불교에서 모든 것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듯이 삶은, 고통을 포함해서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루워 박사의 병원에서 실시하는 알아차림 훈련은 불교의 사성제 중에서도 도성제를 응용한 것이다. 브루워박사는 이를 SOBER라는 이름으로 요약했다.
Stop(멈추고), Observe(rm 몸과 감정, 생각을 관찰하고), Breathe(당신의 호흡을 관찰하면서 숨을 쉬고), Expand(다른 외부적인 현상에서 자기자신에 관한 알아차림으로 관심을 확대하고), Respond(건강해지는 방법에 응답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브루워 박사의 알아차림 훈련은 자애명상을 비롯해 다양한 명상법을 가르친다. 참가자들은 비슷한 문구들을 반복, 또 반복하는 연습을 한다.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다. 당신은 건강해질 수 있다. 당신은 내면과 바깥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당신은 쉽게 살아갈 수 있다는 등의 문구들이다.”
브루워 박사는 “그 연습들이 집중력을 발달시킬 수 있고, 아울러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구분짓는 내면의 견고한 경계심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연습은 우리들로 하여금 점점 더 이분법적 판단을 약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이는 알아차림 훈련이 추구하는 기본 명제 중에 하나이다.
브루워 박사는 “이 연구들은 너무 새로워서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연구자들이 전통적인 인지 행동 치료에 비해 알아차림 훈련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더욱 효과적이는 사실을 임상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알아차림 훈련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투쟁 또는 도피(fight or flight) 반응'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심장박동과 호흡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브루워 박사는 “연구자들이 아직 약물에 대한 육체적 의존도와 명상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입증해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즉 “알아차림 훈련이 생리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그것이 이루어지지는 연구자들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브루워 박사는 또한 “중독자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루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흡연자들은 일반적으로 다섯 번에서 일곱 번 정도 시도를 해야 한다. 심지어 명상을 이용한 흡연치료 또한 전통적인 치료방법보다 획기적인 성공을 거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인체에 전혀 해가 없고 어떤 약물도 사용하지 않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불교적인 개념들이 어떤 대상들에게도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동물들을 통한 실험을 그만두었다고 설명했다. 브루워 박사는 “우리의 연구가 사람들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으며, 또한 스트레스로부터 놓여나고 위험한 중독들로부터 벗어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는다.
브루워 박사의 이같은 연구는 2000년대초부터 서구 의학포럼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는 내용들이다. 서구의 의학자들은 특히 알콜중독자와 어린이 자폐증 치료에 불교명상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에게 명상이 효과적인 이유는 “스스로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환자들로 하여금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데 탁월한 방법이 명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구 의학계에서는 ‘불교 정신치료(Buddhist Psychotherapy)’가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불교와 심리치료의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과학적 데이터로 밝혀진 바는 없다.
브루워 박사는 “불교와 신경과학의 결합은 모순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과학적인 사고에서 볼 때 불교는 가장 매력적인 종교임에 분명하다”며 “불교는 신에 관한 전통적인 개념 즉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경험에서 비롯된 것들에 근거해 판단할 것을 독려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