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사진 : 사찰 법당에 놓인 염주와 연등(경기도 용인 화운사에서) (사진｜장명확)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은 불교의 교리와 문화를 보다 쉽고 바르게 알리기 위해 발행하는 불교계 대표 대중 문화지인 월간『불교문화』 2025년 6월호(통권 제298호)를 발간했다. 

불교문화 6월호 특집은 ‘우울증과 불교 치료’를 주제로 다루었다. 뉴스에서는 매일 정신건강 위기를 말하고, SNS 속 사람들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 울고 있다. 모두가 연결된 시대인데도, 마음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간다. 우울은 더 이상 ‘특별한 누군가’의 일이 아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그래서 모두가 함께 이해해야 할 마음의 문제다. 그럴 때 불교는 우울증에 대해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까? 이번 특집에서는 우울을 해로운 마음 작용의 하나로 보는 초기 불교의 관점부터, 명상과 자비 수행을 접목한 MBCT(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 예술을 통한 치유의 가능성까지 다양한 접근을 소개한다. 단순한 조언보다 ‘함께 아파할 줄 아는 마음’, 그 공감이야말로 치유의 시작임을 불교는 말해준다. ‘잘 참는 것’보다 ‘잘 느끼고, 잘 마주하는 것’이 필요한 지금, 우울과 마주한 이들에게 불교적 치유가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았다.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는 ‘불교는 우울증을 어떻게 이해하나’를 주제로 불교는 우울증을 인과의 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정신적 현상으로 보고, 무엇이 우울을 생겨나게 했는지를 정확히 알아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초기 불교 관점에서 우울은 해로운 마음 중 성냄에 해당하며, 우울한 상태에는 어리석음, 질투, 후회, 인색, 사견, 자만, 의심 등 다양한 해로운 마음부수들이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명상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되며, 주변 사람들은 단순한 조언보다 그 고통을 함께 느끼려는 진심 어린 공감으로 곁에 있어주는 것이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숙 아시아행복연구원 대표는 ‘마음챙김 명상 효과와 우울증’에서 우울증 발병률 증가로 인해 마음챙김 명상이 근거기반치료로 주목받고 있으며, 감정 조절과 인지적 유연성 향상, 스트레스 완화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와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BSR)은 우울증 증상 개선과 재발 예방에 임상적으로 효과적인 보완 치료법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치료는 아니므로, 개인에 맞는 효과적인 접근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양규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불교문화대학 교수는 ‘불교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MBCT의 우울증 치료’에서 MBCT(알아차림에 근거한 인지치유)는 인지치유와 불교 명상을 통합해 우울증의 재발을 예방하며, 핵심 치유 원리는 ‘알아차림’과 ‘자기-자비’에 있다고 설명했다. MBCT의 주요 기제인 탈중심화와 상위인지지각은 불교의 ‘여실정관’과 ‘사념처’ 수행과 깊이 연결되며, 이는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게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의 근본 원인인 자기 비난과 자기 혐오를 불교적 자비 수행을 통해 해소함으로써 정서적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MBCT의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이정명 한국소매틱심리학회 회장은 ‘예술심리치료 기법과 우울증 치료’를 주제로 예술심리치료는 색깔, 소리, 움직임 등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우울의 기원을 상징적으로 만나고 정서적 통합을 돕는 과정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우울과 안전하게 관계 맺을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치료사는 내담자의 감각과 감정을 지지하고 조절을 도우며, 이러한 예술적 상호작용은 정서의 자동조절 능력을 회복하고 관계의 회복을 가능하게 하고 내담자는 창조적 예술행위를 통해 몸의 감각을 회복하고 적극적인 방어반응을 실험함으로써 우울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행위 주체성을 회복하게 되며, 이로써 우울을 희망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극복 고군분투기와 명상’에서는 오랜 시간 선불교 수행을 해온 주인공은 심각한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수행만으로는 치유되지 않는 고통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자율적인 영적 실천, 기도, 그리고 다양한 불교 전통의 자비 수행을 통해 자신만의 치유 방식을 찾아나간다. 그녀는 “우주가 이미 나를 돌보고 있다”는 선사(禪師)의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며, 고통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2025년 상반기 “아름다운 말을 쓰자” 캠페인에서 대한불교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총장이며 강화 정수사 주지인 성원 스님은 말이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니라 감성과 수행의 도구임을 강조한다. 불가(佛家)에서는 생각과 행동 사이에 놓인 '말'을 제어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수행이며, 아름답고 부드러운 말은 타인을 위한 배려이자 자기 내면을 정화하는 길임을 설한다. 성원 스님은 모든 삶의 자리를 수행처로 만들 수 있도록, 말의 힘을 통해 삶을 정화해나가자는 실천적 메시지를 전한다.

이밖에도 ‘치유의 숲, 사찰림을 가다, 여주 신륵사 숲과 나무’, ‘기도하기 좋은 절,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산 자재암’, ‘10분으로 배우는 불교, 아비담마의 실천성’,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삶의 문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동양의 마음, 빈 마음으로 가는 마음공부’, ‘지상중계, 제15회 원효학술상 수상 기념 강연’, ‘정여울 작가의 이럴 땐 이 책을!, 마이너스의 아름다움으로’, ‘6월 화요 열린 강좌, 맥락을 통해 읽는 『육조단경』’ 등 풍성한 읽을거리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