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과 서예. 글씨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똑같은 글씨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마치 요가의 명상과 불교의 참선이 다르듯이, 사경은 서예로서 도달할 수 없는 깨달음의 세계를 지향한다. 30년간 서예를 해온 이가 5년전부터 다시 사경을 배우기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고인숙 작가는 5년전부터 외길 김경호 선생으로부터 사경을 배워왔다고 한다. 그가 서예에 입문한 지는 이미 30년이 넘었고, 여러 대전에서 입선을 했음에도 그는 하심하는 마음으로 사경을 처음 시작했다.
그의 서예 작품들과 사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고인숙 작가의 서예전이 2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서예전문지 「서예문화」의 초청작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고 씨는 ‘꽃과 마음’을 주제로 2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는 전통 사경 작품이 9점 포함돼 있다.
고 씨는 “서예에 입문한 지는 이미 30년이 넘었지만, 5년 전부터 사경을 통해 마음을 닦는 수행 공부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고 씨는 “맛있는 녹차는 숙련된 감각으로 우려내듯, 손 끝에 전해지는 모든 한 획에 제 마음 또한 함께 어우러지는 그날을 기대하면서 연꽃과 같은 마음으로 무소의 뿔처럼 한걸음씩 나아가겠다”며 전시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