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19일 중앙승가대 대표단에게 호진 스님이 중앙승가대 총장직 수락에 대한 긍정적 의사를 비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15명의 중앙승가대 동문회, 교학처, 추대위, 학교 대표단의 일원으로 기림사내 주석 중인 토굴에서 호진 스님을 만난 중앙승가대 한 임원스님은 “5시간여에 걸친 오랜 대화 속에서 호진 스님께서 총장직 수락 결심을 위해 시간을 달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이 스님은 “호진 스님께서 처음에는 총장직 수락을 피하기 위해 잠적이라도 해야겠다며 사양하는 모습을 보이신 것은 사실이지만, 대표단의 간곡한 요청과 설득으로 사실상 총장직 수락을 표명하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이 스님의 전언에 따르면 호진 스님은 이날 내가 총장으로 가게 될 때에는 기르던 강아지까지도 데리고 간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 최규하 국무총리가 대행을 한 것처럼 이번 졸업식은 대행체제로 치렀으면 좋겠다. 지금 살고 있는 토굴을 정리해야 하는 문제 등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19일 호진 스님을 찾은 학교 소임자들 15명은 오전 6시에 기림사에 도착해 6시 30분부터 12시까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대화 가운데 호진 스님은 부처님 일대기 집필 등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말씀과, 앞으로 중앙승가대가 해야 할 일, 인도 순례 이야기, 중앙승가대와 인도의 불교교류 필요성, (내가) 프랑스에서 공부를 한 관계로 프랑스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인도나 미얀마 등 외국학생들을 중앙승가대가 받아들여서 장학금을 주고 공부를 시키면 그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한국불교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으니, 중앙승가대도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등의 구상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표단은 그런 일을 하기에는 바로 호진 스님이 적격자임을 밝히고, 총장직을 맡아주시면 모든 동문과 학교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뒷받침해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또한 총장직을 맡게 될 경우 혹시라도 동문들이 (총장을) 흔들지 않을까 우려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도, 대표단은 ‘전혀 아니다. 모든 동문이 스님을 중심으로 학교발전에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또 총장직이라는 것이 4년 임기이지만 파악도 해야 하려면 임기의 절반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실제 일하는 기간은 남은 2년인데, 2년 남은 총장은 곧 나가야 할 총장이기 때문에 따라주지 않는 관례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스님께서 8년간 총장을 하시면 되지 않느냐, 8년간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스님의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에는 스님이 다시 아픔이 없도록 저희들이 다 하겠다. 총장스님 모시고 가려고 차까지 가지고 왔다’는 등의 대화가 오갔다고 전했다.

이 스님은 일부 교계 언론에서 총장직 수락을 거부하기 위해 호진 스님께서 기림사를 떠나 잠적했다는 보도에 대해, “호진 스님께서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여러 대중앞에서 분명하게 말씀하신 만큼 현재로서는 스님께서 하루빨리 결심을 하고 학교로 오시는 날을 기다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