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관장 손명조)이 열고 있는 ‘신라, 서아시아를 만나다가 마감일을 며칠 남겨놓지 않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2009년 2월 15일(일)까지 국립제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신라와 서아시아의 문명교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005년 한국-일본 오키나와의 조개제품을 통한 선사시대 문화의 재발견 개최 이후 고대 문화교류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꾸준히 기획해 오고 있다. 신라와 서아시아 지역의 문화재 90여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실크로드를 통한 두 지역 간의 문화교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서아시아 지역은 흔히 오리엔트라 불리는 곳으로 인류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발생한 곳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바탕으로 한 고대 페르시아 문화는 서양문화의 근원인 고대 그리스·로마문화와 쌍벽을 이루었다. 광대한 제국의 위상을 상징하듯 정교하게 만들어진 황금 공예품과 다양하고 섬세한 유리 공예품 등은 고대 페르시아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고대 페르시아 문화는 서아시아 지역을 넘어 서쪽으로는 그리스까지, 동쪽으로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한국, 일본까지 영향을 끼쳤다.
신라 문화 속에서도 서아시아 문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장식보검, 유리그릇 등은 서아시아 지역에서 제작되어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에 수입된 것이고, 화려한 황금 장신구들은 서아시아 지역에서 유래한 기술로 제작된 것이다. 기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당초문(唐草文) 역시 서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하던 무늬이다.
이 전시에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서아시아 출토 문화재가 다수 선보이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을 비롯하여 일본의 미호뮤지엄, 오카야마시립 오리엔트미술관, 고대오리엔트박물관의 협조로 출품된 서아시아의 황금 공예품과 유리공예품 등 귀중한 문화재들은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신라 문화재와 직접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