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Treasure No. 206-2

Hwaeomgyeonggwanjajaebosa-lsoseolbeommunbyeolhaengso(Avatamsaka sutra)

위 영문은 문화재청이 국보 206-2호 ‘화엄경관자재보살소설법문별행소’를 영어로 표기한 것이다. 한글 명칭을 그대로 로마자로 옮겼고 괄호를 달았다. 괄호를 빼고 글자 수가 무려 51개에 이른다. 이외에도 수천 점의 지정 문화재들을 하나 같이 이런 방식으로 표기해놓았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이것을 수긍하겠는가라는 점이다. 제대로 읽어낼 수나 있을까의 우려도 있다. 정작 외국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는 아이러니다.

문화재청 영문 홈페이지(http://english.cha.go.kr/)에 게재된 우리나라 국가지정 문화재의 영어표기가 대부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간 「불교문화」2월호는 ‘불교문화재 영문 안내판 바로잡기’라는 제목의 기획연재에서 ‘문화재청 영문 홈페이지의 문화재 명칭이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한국불교번역영어연구원의 창립회원으로 한국불교 영역 작업을 하고 있는 장은화씨가 기고한 이 글은 우리나라 문화재 행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국민의 혈세인 세금이 경직된 공무원들에 의해 어떻게 낭비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문화홍보의 첨단에 서 있는 국가기관이 문화를 왜곡하는 이 현실에 대해 장은화 씨는 “번역된 명칭 만으로도 그 대상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에서 적시한 ‘화엄경관자재보살소설법문별행소’는 ‘Special commentary on Avalokitesvara Bodhisattva Dhama Talks in the Avatamaka Sutra'로 해야 타당하다는 것이 장은화씨의 지적이다.

장은화씨는 “영문표기를 읽는 대상이 외국인이라면, 곧바로 소리나는대로 적은 로마자 표기는 모두 없애고 대신에 한글명칭의 의미를 풀어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칭보다는 의미전달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은화씨는 또 “불교는 내용도 복잡다단할 뿐 아니라 용어도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중국어, 한문, 일본어, 티베트어, 영어 등이 혼용되고 있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오역을 피할 수 없건만, 하물며 아무런 불교지식 없이 번역을 한다면 출발부터 왜곡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현행 표기법의 개선을 제안했다.

장은화씨는 ‘화엄경관자재보살소설법문별행소’와 함께 몇 가지 잘못된 지정문화재 영문표기 사례를 적시하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장은화씨가 제시한 개선안 일부.

*목조삼존불감

Mokjosamjonbulgam(문화재청)→Wooden cabinet enshrining a Buddha triad(장은화씨)

*순금금강경판

Sungeumgeumganggyeongpan(Gold panel of maha-sutra)(문화재청)→Pure Gold Printing Block of the Diamond Sutra(장은화씨)

*무구정광대다라니경

Mugujeonggwangdaedaranigyeong(Dharani sutra)(문화재청)→Great Dharani Sutra of immaculate and Pure Ilumination(장은화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