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주지 정우)는 10월 31일 오전 10시 축산 구하대종사의 제43주기 연고일을 맞이하여 대종사의 일제강점기 중요 사료집인 ‘축산 구하대종사 민족불교운동사료집’발간 봉정식을 봉행한다.

구하 스님은 1911년부터 10여년간 통도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1917년 30본산 연합사무소 위원장, 1949년 중앙불교총무원장 등 한국불교의 주요소임을 역임했다.

구하 스님은 일제시대에 주요 요직에 재직했다는 이유로 친일 승려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2007년 6월 18일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친일위원회)’로부터 일제강점기 통도사 주지를 역임하셨던 축산 구하대종사께서 ‘친일반민족행위 조사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통지서를 받은 후 통도사는 각종 자료를 모아 구하 스님이 친일인사 아님을 밝혀내는데 주력해왔다.

친일위원회가 구하 스님을 친일 인사로 지목한 이유는 첫째 1912년, 1916년, 1929년 조선총독의 선정 칭송, 부임 축하와 승진 축하문을 보냈다는 것, 둘째 1917년 잡지와 강연을 통해 일왕을 찬양한 글을 투고하였다는 것, 셋째 1926년 조선불교와 일본불교의 임제종을 합병하여 조선불교를 일본불교에 예속시키려 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통도사는 2007년 7월 23일부터 국가기록원, 국가보훈처 보훈기록관, 국립중앙도서관, 국사편찬위원회, 국회도서관, 조계종 중앙기록관, 동국대를 포함한 각 대학 도서관, 불교관련 신문사를 포함한 각 신문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대종사의 관련된 기록들을 찾기 시작했다. 동시에 일제시기 불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책 연구물들도 정리하면서, 그 속에서 통도사와 구하대종사의 행장을 조금씩 찾아 나갔다.

통도사는 1929년 구하 스님의 배일사상 검증자료와 1941년 통도사의 전수학교 교사들이 민족교육을 하여 사상범 혐의로 구금됐다는 문건을 찾게 되었다. 통도사는 이 자료를 첨부하여 민족연구소 측에 3차에 걸쳐 이의 신청을 제기했고, 2008년 4월 29일 민족연구소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에서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에서 구하 스님의 이름이 제외됐다.

이같은 통도사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구하 스님이 비밀리에 상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대는 등 항일운동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들까지 밝혀져 최근에는 구하 스님이 항일 불교계 인사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사료집은 상, 하 각권 1,000쪽 분량으로서 대종사의 친일반민족행위를 소명하기 위해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에 제출하였던 사료를 편집한 것이다.

통도사 사적편찬실은 현재 자료정리 중에 있는 통도사 근현대 스님(구하, 경봉, 월하, 벽안)들의 행장기를 담은 『근현대불교운동백년사』를 추후 편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도사 사료편찬실장 남현 스님은 “개산 1363년의 통도사의 사적과 통도사 역대 선·조사스님들의 행장 찾기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며 “이 사료집에 기록되어 있는 구하대종사의 국가와 민족, 불교사회에 대한 헌신과 희생이, 후대를 사는 영축총림 통도사 대중스님들에게 가르침으로 계승되기를 바라며, 통도사 개산이념과 사적을 찾아 나가는 길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