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노후복지가 보장이 안 되면 스님들은 사라지고 사찰 건물만 남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불교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승려노후복지 대안과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10월 28일 공개세미나를 연 자리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재임 과장은 인재불사 없이는 불교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계종 승려인원을 연령별로 분류하면 2007년 기준으로 세납 50대 이상이 45%인 반면 30대 이하는 19.2%를 구성해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 사회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승가사회도 갈수록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불교미래사회연구소의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65.4%의 스님들이 노후생활을 염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후 생활을 염려하지만 실제적인 노후대비책이 마련되어있지 않아 사설사암 증가나 개인재산축적 등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문결과도 나왔다.

동국대 사회복지대학원 박사과정의 수안 스님은 “안정적인 노후 수행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노후주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국가차원의 노후복지 정책이 있지만 출가자는 종단이나 종교성에 편입된 경향이 강해 종교자체의 복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안 스님은 “노후 생활이 보장되지 않아 스님들은 개인의 생존 문제 해결에 주력해 수행풍토나 사찰운영 나아가 종단 자체 인식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안 스님은 또 “공동주거시설에 대한 스님들의 욕구가 높고 종단의 주체적 운영에 절대적 의견을 보이고 있다”며 “승가란 일미화합의 공동체로서 승가운영 단체인 종단은 모든 스님들의 수행 목적달성을 위한 생활보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건강보험 김재임 과장은 ‘지속적 수행생활을 위한 스님의료와 수행연금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재임 과장은 “원불교와 천주교는 교단 자체에서 성직자들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조계종에서는 건강검진조차 실시하고 있지 않는 실정”이라며 “종단은 전액지원이 힘들다면 일부라도 의료비 지원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임 과장은 “의료비 지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재원마련으로 사찰건물 불사를 지양하고 인재불사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며 “2007년 중앙종무기관 세출 예‧결산 내역을 보면 특별회계부분에 남은 미집행 예산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행연금부문에 대해 김재임 과장은 “승려 노후 수행생활을 위한 소득보장이 필요하다”며 “2007년도 승려노후 복지에 대한 재가자 의식에 관한 조사에서 65.4%가 우려를 나타냈고, 75.4%는 승려노후생활보장을 위한 기금 조성에 동참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재임 과장은 “수행연금 운영은 평등승가의 원칙, 비용최소한의 원칙에 입각해 종단에서 노령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임 과장이 제안한 노령연금 기금조성방안은 △연금을 수령하고자 하는 승려는 반드시 기금을 갹출할 것 △총무원 특별회계 승려노후복지특별회계 미사용 예산 반영 △총무원 매년 예산의 5%연금 기금으로 책정 △교구본사는 승려현황에 따라 연금기금 조성할 것 △교구본사별 신도회에서 기금마련 행사를 할 것의 5가지다.

김재임 과장은 “2010년까지 노후보장을 위한 종헌종법을 제정하고 이후 2년간 재원을 마련한다면 약 78억원의 기금조성이 가능하다”며 “2012년 연금지급을 개시한다면 연간 약 11억원의 지출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노령연금 재원마련방안>

기금 마련 방안	금액(단위 원)	비고
승려 개인별갹출액	9100명*3만*24개월=65억5천만원	63세이상 제외, 예비승 제외, 2007년기준
교구본사별 연금부담금	5억원	2년
총무원특별회계 승려노후복지특별회계 미사용	1억 8천
총무원 사회부 예산의 5% 연금기금 조성	1억 5천	2년
재가불자 연금기금 마련 불사	5억원	2년,CMS모금, 기금마련행사
계	78억 7천만

김재임 과장은 “노령연금 제도는 승려의 노후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생활 보장”이라며 “중앙종단은 모든 수행자가 수생생활에 대한 근심 걱정 없이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종단 본연의 임무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전문대 장례복지학과 이덕진 교수는 “승가의 노후생활에 있어서 장례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한데 대부분의 스님들은 다비장을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다비장 등 화장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나 비용문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덕진 교수는 “실제 화장장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사설 화장장건립에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주요 거점 사찰을 정해 1곳에 시범적으로 화장장과 다비장을 건설한다면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는데 용이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덕진 교수는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화장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건립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불교의 전통 장례법이 다비임을 이용해 지자체의 화장장을 산중의 사찰이 흡수한다면 주민들의 반발도 억지할 수 있고 비용마련에도 도움이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덕진 교수는 또 “화장장 건립을 기점으로 장례식장, 자연장 시설, 봉안당, 영탑, 승려노후복지시설을 동시에 시설해 재가자들에게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재원마련에도 도움이 되어 잉여금으로는 스님들을 위한 복지자금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덕진 교수는 “사찰 화장장 건립은 승가의 장례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불교의 다비문화가 새로운 시대정신으로서의 장례문화로 거듭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세미나는 NGO리서치 윤남진 소장이 ‘각종조사 통계로 본 조계종 승려노후생활보장의 제문제’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법안 스님, 중앙종회 승려노후복지특위원 선문스님,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 박희승 차장, 본건사회연구원 고경환 연구위원이 토론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