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기숙사 신축을 둘러싸고 파국으로 치닫던 개운사와 고려대 측이 극적으로 타협의 실마리를 찾았다.

면담을 마친 범해 스님은 “고려대 측에 진동계측 재실시, 건물 높이 축소, 전통양식 건물 건축 등 3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며 “고려대 총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을 약속하고 그 즉시 실무진에게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범해 스님은 “일단 진동계측을 재실시 하기로 합의해 진동계측 결과가 나올때까지 공사는 일시 중지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범해 스님은 “진동계측 결과가 극단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신축기숙사와 사찰 이격거리 증가, 기숙사의 높이 제한, 전통양식 기숙사 건설의 3가지를 요구했다”며 “기숙사 높이 제한에는 충분히 반영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격거리 증가에는 난색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범해 스님은 “그러나 진동계측 결과 공사로 인해 수행환경과 성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될 경우에는 공사를 전면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해 스님은 “일단 계측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으나 계측 후 결과에 따라 우리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불자자녀 고대 진학거부 운동, 서울시청과 성북구청 점거 항의법회 등까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해 스님은 “고려대 학생들 사이에 오해가 있는 실정이지만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 김규혁 관리처장은 “학교는 2010년 1월까지 기숙사를 완공해야 하는 입장이라 최대한 빨리 합의점을 도출해 문제해결을 하고자 한다”며 “개운사의 요구사항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운사와 고려대는 실무진회의를 상시적으로 갖기로 결정했으며 진동계측은 양 측이 공동으로 업체를 선정해 빠르면 다음주에 이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