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부속건물인 태평홀 철거로 시작된 `서울시청사`의 보존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위원장 이만열)는 9월 25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고 서울시청사에 대한 사적 가지정을 해제한다는 의견을 같은 문화재위 사적분과(위원장 한영우)에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근대문화재분과는 이날 회의에서 △본관 전면 파사드(외관) 원형 보존 △중앙홀돔 원형 보존 △문화재청의 지도에 따른 태평홀 이전 복원 △시장집무실의 최대한 원형 유지 등을 뼈대로 하는 시청사 보존안을 마련해 서울시가 이를 준수하는 전제조건 아래서 사적 가지정을 해제토록 사적분과에 권고키로 했다.

또 논란이 됐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태평홀 철거에 대한 공개사과 문제와 관련, 문화재위 근대문화재분과 이름으로 시장 사과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아직까지 사적분과위의 결정이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연대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소장 황평우)는 26일 성명을 통해 ‘서울시청 철거결정은 역사에 반하는 기만’이라는 성명을 내고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는 성명에서 “유례없이 신속하게 청사를 지키겠다며 사적 가지정을 했던 문화재위원회 근대문과가 불과 한 달 만에 자신들의 결정을 뒤집은 것은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원칙에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이어 “앞으로 사적분과위원회의 결정에 기대를 걸겠다”며 “사적분과는 가지정 철회라는 있어서는 안될 결정을 내리지 말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화연대는 특시 “오세훈 시장의 공개 사과와 별개로 서울시청 본관의 불법 기습 철거에 대해 서울시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한바 있다”며 “서울시의 답변이 도착하는 29일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효수 국장을 검찰에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시설물관리 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서울시청 철거 결정은 역사에 반하는 기만이다 지난 8월 26일 문화재위원회는 서울시에 의해 불법 철거당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서울시 청사를 지키겠다며 유례없이 신속하게 사적으로 가지정 했다. 그러나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는 9월 25일 불과 한 달 만에 자신들의 서울시청 본관 보존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뒤집어 버렸다. 근대문화재분과는 25일 3시간 30분의 격론을 벌이다가 원칙과 소신이 없는 일부 위원들의 입김에 의해 사적으로 가지정된 서울시 청사를 “사적 가지정 철회”를 사적분과에 권고했다. 또한 서울시 청사 보존에 대하여는 시청본관의 앞면 파사드(외관)와 중앙홀, 중앙돔, 시장실, 비상기획실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불법 기습 철거로 훼손된 태평홀을 문화재위원회의 지도에 따라 철거(서울시는 이전 복원이라는 주장)하겠다는 서울시의 안을 그대로 받아드렸다. 그러나 근대분과의 이번 결정은 문화재 보존이라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며 가지정을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았다. 철거 위기에 처한 건축물 등 비지정문화재의 “사적 가지정” 결정이 해제된 전례가 없었으며, 서울시 청사를 사적으로 가지정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태평홀”의 무단 훼손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이는 매우 좋지 않은 선례로, 다른 근대 건축물의 존립에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됐다. 또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오세훈 시장의 공개사과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결국 오세훈 시장은 불법 철거에 대하여 공개사과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근대분과는 이미 서울시장의 공개 사과, 앞으로 문화재를 철저히 관리하고 보존한다는 의지를 밝힐 것, 철거한 태평홀은 복원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을 9월 11일에 결정 해놓고 불과 2주일 만에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무시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사적으로 가지정한 사적분과위원회의 문화재보존원칙에 기대를 해보겠다. 사적분과는 선례가 없는 가지정 해제에 문화재보존의 원칙을 지켜주기 바란다. 오세훈 시장은 문화재위원회에서 권고한 공개 사과와 향후 문화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선언을 해서 자존심을 구겨버린 근대분과 위원회의 체면이라도 세워주는 것이 그동안 서울시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해준 문화재위원들에게 보답 아닌 보답을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문화연대는 오세훈 시장의 공개 사과와 별개로 서울시청 본관의 불법 기습 철거에 대해 서울시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한바 있다. 서울시의 답변이 도착하는 29일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효수 국장을 검찰에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시설물관리 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것임을 천명한다. 2008년 9월 26일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