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잇따른 종교 편향행위가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 일각에서 울산 처용문화제 중단요구에 이어 청와대 경내에 불상이 있는 것 자체가 편향적이라고 주장하는 등 ‘역공’에 나서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울산 기독교계 4개 단체가 울산처용제가 무당을 따르는 특정종교 지원행사라고 억지를 쓰고 있는데 대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오늘(25일) ‘대통령을 위한 기도시민연대(PUP·www.kpup.org)’라는 단체가 '불교계는 청와대 불상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라는 제목의 상식을 벗어난 성명을 내고 “청와대 대통령 관저 뒤 100미터 지점에 있는 불상은 특정종교의 상징물로 불교계 편향적”이라며 “원위치인 경주로 보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도시민연대는 “종교편향 시정을 요구하는 불교계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면서 “만약 유지를 원한다면 종교평등 입장에서 천주교의 성모상이나 개신교의 십자가 예수상도 함께 (청와대에)들어 와야 한다고 믿는데 이에 대한 청와대와 불교계의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현재 대통령 관저 뒤쪽 보호각 안에 1m 높이의 석조여래좌상이 있다. 이 불상은 서울시유형문화재 제24호로 등재돼 있으며 8세기 무렵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석불이다. 기도시민연대는 또 “이명박 정부는 올해 종교단체 지원금의 93%를 불교계에 편향 책정한 이유를 밝히라”면서 “정부는 종교지원금에 대한 종교편향을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기도시민연대는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예산에 따르면 일반회계 275억8천만원 중 '종교문화 기반구축' 용도로 총 227억원이 책정됐다”면서 “이 가운데 불교계에는 전체 93% 정도인 212억2천만원이 지원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반면 기독교계에는 약 7%인 15억원만이 배정됐다면서 아울러 최근 5년간 종교계 지원 정부예산의 77.7%가 불교계에 편향지원 됐다”고 지적했다.

기독시민연대는 “우리는 정부가 올해 종교단체 예산중 불교계에 93%나 편향지원 한 것에 대한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5만한국교회와 1천200만 기독시민들이 함께 불교편향 지원금이 시정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시청앞 집회 등 불교계 편향이 시정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청와대 뒷산에 불상이 자리한 이유는 불교계가 요구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데라우찌 총독에 의해 옮겨진 것이며, 따라서 이 문제를 놓고 청와대 안에 불상이 있으므로 불교에 이익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라고 일축했다. 황 소장은 문화재가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만, 불상이 청와대에 있으므로 청와대 안에 교회의 상징(십자가 또는 예수상)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억지에는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며 문화재를 문화재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문화재를 논하는 것은 문화재를 더럽히는 망동이자 생떼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기독교계의 터무니없는 역공세가 이어질 경우 자칫 종교간 직접적 갈등 및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리 사회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