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어청수 청장과 통화를 했거나 비호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 단순히 소임자로서뿐만 조계종단의 종도로서 환계(구족계를 반환하는 것으로 환속을 의미)를 하겠다.”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어청수 사퇴에 대한 회의적 입장 표명’으로 비난을 받아온 조계종 호법부장 정만 스님이 9월 25일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9월 24일부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176회 중앙종회 종책질의 답변에서 호법부의 차례가 되자 종회의원 스님들은 일제히 호법부장의 최근 언론 발언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주경 스님은 “호법부장 스님이 직접 중앙일보 인터뷰 관련 입장 밝혀야되지 않겠나. 현재 일어나고 있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해명을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보인 스님은 “범불교도대회 종파, 승속 떠난 대회였고, 이명박 정부 종교편향 지적한 입법, 행정 망라한 기구로 출범했는데, 호법부장 스님의 발언이 중앙일보 등 대서특필됐고 사회적 논란이 됐다. 그런데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아무도 그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보인 스님은 또 “호법부장 스님이 개인적 발언할 수 있지만 직책 있으면 개인발언 하지 말아야 한다. 밖에서 바라보면 종단의 기류 바뀐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보인 스님은 이어 “부장 스님이 지금 이 자리에서 참회했지만, 참회보다는 부장 스님 행보를 종회나 총무원에서 책임을 지는 모습 보이는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해 호법부장의 자진사퇴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호법부장 정만 스님은 답변을 통해 “제가 진 행동에 대해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참회를 드린 부분은 물의 일으킨 내용에 대해 참회”라고 말했다.

정만 스님은 이어 기자와의 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가 한 발언은 기자가 왔을 때 한 질문에서부터 비롯됐다. 기자가 ‘어청수 청장의 비호 스님으로부터 흘러나왔다는데…’라고 묻자 내가 ‘사실, 아니다. 우리 종단에서 대정부 요구내용이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유감표명 미흡하지만 했다. 이밖에도 우리의 과제가 산재해 있는데 종교편향에 관한 입법들이 더 우선 아니겠나. 어청수가 도대체 뭔데 청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합의할 수 없다고 하겠나. 종교편향에 대해서는 엄중문책으로 가야겠지만, 어 청장 진퇴 문제가 해결 안되면 아무것도 타협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청장 문제로 발목 잡을 수는 없다, 적절치 못하고 본다’라고 발언한 것이었다.”

정만 스님은 이어 “일체 이야기 안했으면 이런 일 안일어났으리라 (지금에 와서야) 생각한다. 일반 언론들이 종단에 우호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종단에 우호적인 기사를 써줄 것이라 기대했고, 또 (어청수 관련 답변은) 기자의 질문에 해명하기 위해 한 발언인데 일이 이렇게 비화될 줄 몰랐다”며 “책임질 부분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정만 스님의 해명이 끝나자 종교차별 특별위원회 위원장 진화 스님은 “호법부장 스님의 일은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적어도 기사가 잘못 쓰여졌으면 즉시 입장표명이나 성명 내든지 해야 한 것 아닌가.”라며 “이 기사문구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았고, 인터넷 댓글에는 중들이 이제 하는 짓이 다 그렇지뭐, 불교계가 우리를 우롱했다, 이제 여기서 적당히 마무리하려하는가 하는 악성댓글들이 무수히 올라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만 스님이 다시 해명을 하려 했지만, 종회의장 자승 스님의 저지로 호법부장 해명 발언은 여기에서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