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입법해놓고 구체적인 시행은 전혀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개정 승려법과 종무원법의 허술한 집행이 이번 종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종성 스님은 “승려법 제30조의 2(사유재산의 종단 귀속)는 승려가 개인 명의 재산 취득을 금하고 있으며, 환속 제적 사망 시 이 재산을 종단에 귀속토록 하고 있고 또한 종무원 제 6조도 변경돼 총무원은 전 종무원을 대상으로 서류 제출 및 신원조회를 통해 인사재검증을 해야 하는 실정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며 종책 질의를 제출했다.
종헌에서 사유재산 금지 명시 필요
종성 스님은 이어 “최근 각종 선거인명부 확정시 미등록 사설사암 소유자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은 종단이 개정된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스님의 사후 친인척간, 문중간 재산타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예 모든 스님들에게 유언장을 받는 것이 어떻겠냐. 그렇다면 그 기금으로 승려 노후복지 대책마련을 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답변을 맡은 총무부장 원학 스님은 “사실 이 법이 개정되기는 했지만 실현되기에는 대단히 어렵다”며 “조계종 승려는 사유재산을 취득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법적 장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승려들이 음성적으로 사유재산을 취득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답했다.
원학 스님은 이어 “이런 부분들이 승려법 개정 사항만으로 집행하기에는 미비하다”며 “오히려 상위 법안인 종헌에서 모든 승려의 사유재산 금지가 명시된다면 이 제도의 시행이 보다 철저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살계 너무 길다 지적
포살계의 의례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주경 스님은 “금년 초 갑잡스럽게 종단의 주요현안으로 떠오른 결계와 포살의 시행은 그 근본 취지는 동의하지만, 실질적 준비에 있어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포살의식 중 금강경 낭송법이 너무 길다는 요청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학 스님은 “전체 대중이 같이 방송할 수 있는 교재가 나오길 원하는 여론이 많아 내년쯤 가서는 이 낭송법이 개정돼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예산 집행에 포함시켜 개정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사 구병시식 종풍 어긋나
선문 스님은 조계사의 구병시식을 문제 삼았다.
선문 스님은 “조계사에서 49번에 걸쳐 천도재를 지내는데 도대체 이것이 어느 경전에 근거한 것인지 알고 싶다”며 “조계종단의 얼굴 조계사가 제사문중으로 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학 스님이 “49재는 사자천도를 위한 오랜 전통이지만, 49재를 49번 지내는 것은 저도 절집에 들어와서 처음봤고 제가 아는 상식에서는 처음”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무자 스님은 “그런 모습은 우리 종단의 종지, 종풍에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이고, 지금은 (사회적인 여론 등) 모든 상황들이 조계사 쳐다보고 있어 자중해야 하는 상황인데 목탁치고 요령치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