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가 대구∙경북 범불교도 대회를 예정대로 추진에 대해 전혀 변화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
최근 조계종 호법부장 정만 스님의 중앙일보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직후 불교계의 4대 요구안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게다가 대구∙경북 범불교도 대회의 개최 여부까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자, 조계종은 연달아 여론 수습책을 내놓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임시종회를 하루 앞둔 23일 중앙종회 각 상임위원장 스님들과 집행부 소속 스님들과 함께 오찬모임을 갖고, 대구경북 범불교도대회 개최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지관 스님은 이날 모임에서 “대구경북 대회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정부의 헌법파괴 및 종교차별 종식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또한 23일 제3차 회의를 열고 “대구경북 대회를 비롯한 지역별 대회는 사부대중의 국민을 향한 약속”이라며 “대구경북 범불교대회 추진계획에 전혀 차질이나 수정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또 “대통령의 공개사과, 경찰청장 파면, 종교차별 금지법 제도화 등 불교계의 요구사항에 대해 아직까지 이루어진 것이 거의 없다”며 “4대 요구사항은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종교편향 행위가 이루어지는 한 지속돼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특위는 이어 “이명박 정부의 기반지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범불교도를 개최하고, 잘못된 종교편향 정책에 대해 교육과 홍보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며 “대구경북과 영남권의 불자들부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실천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전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는 24일부터 열리는 중앙종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특위 소속 스님들은 종회에서 대구경북 대회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전개하는 한편, 앞으로 전개할 장기적인 계획안을 짜겠다고 밝혔다.
최근 불교계단체들로부터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호법부장 정만 스님은 이미 지관 스님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나 지관 스님이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관 스님이 사표를 반려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사퇴보다 급선무임을 표현한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정만 스님 또한 “책임 질 것이 있으면 확실하게 책임지겠으나 오해가 있는 것은 오해를 풀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구∙경북 범불교도 대회는 11월 1일 경에 열릴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조계종 기획국장 미등 스님은 23일 오전 기자브리핑에서 “10월 내에는 전국 사찰과 타종단에서 많은 행사들이 이미 기획돼 있어 11월 1일에 대구경북 지역 대회를 열기로 일단 결정했다”고 밝혔다.
호법부장 스님 발언 직후 불교계 내부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24일 개회되는 178회 중앙종회에서는 불교계의 대정부 규탄 노선이 더욱 강한 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