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설법에 아무리 귀를 기울여 들어도 알쏭달쏭하다. 스님들이 모르고 설법하기 때문이다. 과학이 발달한 21세기에 스님들은 과학적인 신도들에게 너무나 비과학적인 설법을 하신다. 스님들이 과학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스님들의 설법 수준에 맞는 신도들은 교육 수준이 낮은 할머니와 아주머니들뿐이다. 이것이 한국불교 신도들의 현실이다.”
지난해 교수불자대회에서 성철 스님의 비과학적 설법을 문제제기해 큰 화제를 모았던 경북대 의과대학 강병조 교수가 이번에도 파격적인 주장들을 제기해 큰 화제를 모았다. 올해의 타겟은 한국의 스님들이었다.
-. 스님들이 알쏭달쏭한 법문만 하니까 아줌마, 할머니만 절에 온다.
-. 스님들이 새로운 지식과 문화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쓸데없는 권위만 찾고 있다.
-. 스님들이 신도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 종단 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사법부에 고소하는 승려는 제명시켜야 한다.
-. 종단의 삼권 즉 종회, 종무, 호법 및 포교에 사부대중에 참여해야 한다. 각종 선거에도 -. 재가신도가 참여해야 하며 감독도 해야 한다.
-. 사부대중이 참여하여 스님들 사이에 있는 문중 파벌을 없애야 한다.
하나같이 파격적인 주장들이 발표 내내 이어졌다.
강 교수는 점치고 사주보고 부적을 파는 불교를 추방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절이라는 간판을 달고 이런 행위를 하면 불교 이미지만 나빠지고 불교를 미신으로 보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강 교수의 주장 중에는 삼귀의나 석가모니의 신격화 같은 불교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장들도 포함돼 있었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 즉 부처님과 불법 스님들에게 귀의할 것이 아니라 불법에만 귀의하는 일귀의로 단순화해야 한다거나, 영혼을 인정하고 내세와 윤리를 믿으려면 불교 깃발을 내리고 힌두교와 통폐합 하라, 석가모니를 신격화하고 영험을 중시하려면 불교 깃발을 내리고 기독교와 통폐합하라 등 일반 불자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들도 있다.
강 교수는 이어 한국불교의 개혁 모델로 대구 영남불교대학을 꼽았다. 사찰운영에 사부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신도들에게 적극적인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바람직한 불자들을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현직 경북대 의대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인 강 교수는 1998년 종단사태 당시에도 불교계를 비판하는 기고를 하는 등 방계에서 활동하는 불자교수로서 꾸준히 불교교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의 주장이 워낙 파격적이거나 자의적인 경우가 많아 강 교수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제기돼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 교수의 주장을 교리적인 문제를 들어 전면 무시하거나 고집센 교수의 문제제기로만 치부하기에는 그의 지적이 한국불교의 병폐들을 너무도 깊이 찌르고 있다.
이날 강 교수의 발표를 들은 교수불자대회 참가자들은 “삼귀의를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스님들로 규정해 해석한다거나 윤회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불교계에 대한 교수님의 날카로운 비판에 대해서는 십분 동의한다”는 의견들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