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맥을 잇고 갈등을 뛰어 넘어 민족의 화해와 인류의 화합’을 꿈꾸는 칠석문화제가 8월 7일(음력 7월 7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렸다.

불교전통문화원(원장 선혜 스님)과 석정원차회(회장 보명 민정애)가 공동주최한 이번 문화제는 올해로 4회째. 칠석문화제 추진위원장 선혜 스님은 “견우와 직녀가 기다림의 괴로움으로 1년을 지내다 칠석날 하루 만나게 되는데 얼마나 기쁘겠느냐”며 “그들처럼 우리 민족도 칠석날을 기려 화해하고 모든 인류가 화합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칠월칠석은 우리 조상의 영혼과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아 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외래문화에 짓눌려서 점차 사라져가고 불교식의 칠석제가 절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스님은 “전통의 맥을 잇는 작은 힘이 되고자 칠석문화제를 봉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규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칠석제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혜 스님과 석정원다회 회원들이야말로 우리 민족문화를 창달하고 계승하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라고 치하하고 “남산 한옥마을로 옮겨서 갖는 이번 칠석문화제를 계기로 우리 민족문화와 민속이 부활하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솟대 풍물 신명 일깨우기로 문을 연 칠석문화제는 1부 칠석제, 2부 문화행사로 진행됐다.

전례(前禮)와 본례(本禮)로 구성된 1부 칠석제에서는 김정수 교수가 이끄는 국악관현악단이 영산회상을 연주하며 경건하게 진행됐다. 촛불을 밝히는 명촉례에서 꽃을 올리는 헌화례까지 전례가 진행됐고, 타고(打鼓)를 시작으로 향을 사루고 배례를 올리는 등 본례가 진행됐다.

본례가 끝난후 문화행사에서는 선혜 스님과 정옥희씨가 칠석시를 낭송했고, 이미주씨가 칠석 창작 다예무 공연을 펼쳤다. 또한 풍물놀이, 클래식기타연주, 복떡 나눠먹기, 솟대에 매단 소원지 태워 올리기 등 다채로은 문화행사가 이어져 무더운 여름밤을 식혔다.

*칠월칠석은?

음력 7월 7일에 각종 햇과일과 가지, 오이, 계피, 떡, 밀전병, 밀국수와 여름 생선, 고사리와 치나물 등으로 제수(祭需)를 차려서 칠성에게 제사를 올리고 수명장수와 집안평안 등을 기원하는 고유의 세시풍속으로 예부터 주요한 여름 명절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칠석 전날 밤 자시에 여인들이 고운 재를 깔아 놓은 쟁반 위에 놓여진 정화수를 장독대에 올려놓고 기원을 한 후, 재 위에 무슨 흔적이 있으면 바느질 솜씨가 좋아진다고 믿었으며, 북한에서는 풍작을 비는 밭제(田祭)를 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