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에서 제공하는 교육지리정보시스템에도 ‘사찰’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대중교통정보시스템 ‘알고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육지리정보시스템에도 소형교회는 대부분 빼곡히 기재되어 있는 반면 사찰은 대형사찰까지도 모조리 누락돼 있다.

오늘(8월 7일) 오후까지 제공되던 이 서비스에는 조계사, 봉은사, 불국사 등 대형 사찰들이 누락돼 있고, 소규모의 교회들은 물론 모텔, 사우나, 심지어 단란주점까지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조계사의 경우 인사동 골목에 위치한 서울중앙교회는 십자가 아이콘과 함께 명칭이 등록돼 있고, 삼오모텔, 삼오사우나 등도 게재돼 있다. 게다가 종각 인근의 모 단란주점까지 상세하게 소개해놓았다. 그러나 대한불교조계종을 대표하는 조계사 표시는 어디에도 없다.

봉은사 주변도 마찬가지다. 봉은사문화센터와 봉은한의원 등은 명칭을 등록해 놓고도 봉은사는 쏙 빠져있다.

또 불국사의 경우 불국사주유소와 불국사관광호텔은 기재돼 있지만 정작 불국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화계사나 북한산 자락에 위치해있는 도선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근의 유명교회들은 빼곡이 올라가 있지만 사찰은 모조리 빠져있다.

조계종 사찰의 형편이 이러한데 타종단의 경우는 오죽할까. 태고종의 경우 한국전통불교문화전승관은 물론 대형사찰인 신촌 봉원사도 시스템에서 누락됐으며, 천태종 관문사, 진각종 통리원도 모두 빠졌다. 반면에 관문사 인근의 새생명교회, 관문사 아파트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큰사랑교회도 십자가와 함께 표기했으며, 진각종 통리원 인근의 세광교회, 강북제일교회, 한국신학교 다윗골교회, 한누리교회 등은 거의 빼놓지 않고 기재돼 있다.

따라서 알고가에 이어 교육부 교육지리정보시스템에서도 사찰을 고의적으로 누락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아이콘으로 떠있던 지도서비스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쇄도하자 오늘(8월 7일) 현재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상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져가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서둘러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이 사건은 울산 지역에 거주하는 한 불자가 미디어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제보하면서 일시에 퍼졌다. 아고라에 뜬 이 제보의 답글 난에는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자라고 신분을 밝힌 권혁섬 씨가 “학교를 검색하기 위한 목적이어서 다른 표시물에 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했으며, 이 지도는 민간회사에서 제공하는 지도이고 이 사실을 인지하고 지도제공사에서 수정하고 있으며 수정이 완료되면 다시 서비스 예정이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고 쓴 답글이 게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아고라 이용자들은 “그럼 교회와 주유소에는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건가”라며 조롱 섞인 야유를 던지고 있다.

교육지리정보서비스 학교현황 서비스는 2007년 12월부터 교과부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가 사건이 터진 이후에도 정부가 각 부처의 종교편향 사례에 대한 아무런 조사나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