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전에도 불자들에게도 차마 고개를 들 면목이 없습니다.”

종회사무처장 주경 스님은 불자에게 당부하는 글에서 이같이 밝히며 현 정국에 개인적 소회와 한국불교의 불제자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주경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마저 기독교 성향의 정부관료들에게 굴욕을 당하는 지경이 되었다”며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한 우리 불교가 너무 무기력한 것 같다는 회한이 든다”고 토로했다.

주경 스님은 이같은 정국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 △꾸준한 대중적 활동을 할 것 △기독교성향 관료들의 방종과 국가사회의 왜곡을 바로잡을 굳건한 조직을 만들 것 등을 사부대중에 호소했다.

스님은 특히 다음에 있을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종교를 차별하는 당이나 후보에게 냉철한 표의 심판을 주문했다.

<주경 스님 글 전문>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심정과 자세로 대응합시다. 총무원장 스님마저 저 기독교 성향의 정부관료들에게 굴욕을 당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불전에도 불자들에게도 차마 고개를 들 면목이 없습니다.기독교 성향의 공직자와 관료들의 종교차별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두 번째 장로 대통령이들어서더니 이제 이 나라가 기독교인들의 것인양 광분하고 있습니다.그동안 참아오고 견뎌 온 것이 불교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마음 한 편으로 사태가 이지경이 되도록 한 우리 불교가 너무 무기력한 것 같다는 회한이 들기도 합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가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종교차별과 기독교 성향의 관료들의 독단과 전횡에 대부분의 종도들은 관심이 없었습니다. 강의석군이 종교자유를 지키기 위해 학교에서 내쳐지고, 재판정에서 장로판사가 학생들의 종교자유를 빼앗아도 무관심 했습니다. 그런 무관심의 발로로 불교교세가 가장 크다는 영남지역의 지지로 기독교 장로를 두 번이나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종교와 정치가 무관하다는 안이한 생각이 오늘 우리정부를 기독교 일색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이제 알아서 기어야 하는 시대가 되어갑니다. 둘 째, 꾸준한 대중적 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사건이 터지면 잠시 관심을 가지다가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기가 다반사였습니다. 잘못에 대한 재발방지의 쐐기를 박지못하고 대충 넘겨온 과정이 심각한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무관심과 설마하는 생각에 머물러 있는 우리 불자들의 의식을 깨우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셌 째, 종교차별을 철폐할 수 있는 조직과 예산을 할당해야 합니다. 이제는 지금처럼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종교평화위원회의 기능으로는 안됩니다. 100년을 내다보고 기독교성향 관료들의 방종과 국가사회의 왜곡을 바로잡을 굳건한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수비가 아니라 공격적이며 적극적인 시각과 활동을 해야 합니다. 우공이산의 심정과 자세로 우리 불자들이 변화하고, 전체 사회가 움직일 수 있는 긴 호흡의 대응을 해가야 합니다.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저 교만하고 안하무인의 정치인들을 불자들의 힘으로 심판하고 배제해 가야 합니다. 각종 보궐선거와 다음 지방선거에서 종교차별하는 자들에게 냉혹한 심판의 표를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이제 더 이상 무관심하거나, 중도에 포기하거나,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실로 뼈를 깍는 아픔과 각오로 용맹정진 해야 합니다. 종회사무처에서 주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