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이며 불교의 발상지로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동시에 영국의 식민지로 지배당하던 수난의 땅이기도 하다. 찬란함과 고난이 공존하는 인도의 문화 융합 방식은 그 세월만큼 무르익어 인도 현대미술의 주제가 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 찬란함과 고난이 혼재하는 인도 현대미술이 우리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소격동에 위치한 갤러리 선컨템포러리는 <인디아바타-인도 현대 미술 4인전>을 8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인디아바타는 인도와 아바타의 합성어이다. 아바타는 사이버세계의 가상인격체를 뜻하며 신들의 화신을 지칭하는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avataar, 내려오다)에서 유래했다. 이번에 4인의 작가들은 전시되는 작품들 작가 자신들의 일종의 아바타이자 인도라는 거대구조의 아바타로 읽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은 출품작가들의 작품성향에 대한 설명이다.

-지지 스카리아-

페인팅, 사진, 영상 등의 다양한 작업 방식을 선택하여 탁월하고 다양한 언어감각으로 현실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작업을 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올 봄에 한국의 국립 창동스튜디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아파트와 첨성대를 소재로 다루었다. 아파트는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형태며 첨성대는 한국이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재 중의 하나다. 이 두 소재를 이방인의 시각에서 매우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진딴 우파디-

그 동안 주로 미성숙 아이의 형상을 통해서 인도라는 거대한 몸집에 말을 걸고 인도인의 무의식을 지배한 배타적 서구성을 일깨우는 작품을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미성숙 아이와 콜라 햄버거가 함께 그려졌다. 인도가 표면적으로는 거대하지만 그 내면은 미성숙하다는 자아반성을 미성숙 아이에게 투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비엠 카마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을 화면 전체를 주도하는 여백의 언저리에 배치, 독특한 회화 공간을 만들어온 작가다. 형식적으로는 동아시와 문인화의 여백과 유사하지만 그의 휴게 공간은 처음부터 잔여 공간으로 존재하는 문인화의 여백과 차이를 가진다. 작가는 일상과 미술사를 그네 타듯 즐기면서 시선은 그 너머를 유지하고 있다.

-딜립 샤르마-

팝아트의 형식을 빌려 인도적 현대미술의 새로운 전형을 일구어가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일러스트 같은 밝고 경쾌한 색조로 칠해져 보는 이의 시선을 자극한다. 인물, 색채, 문양, 문신의 구성과 배치 방식은 인도의 신화와 역사의 메커니즘으로 제작된 Madhubani painting(Bihar 지방의 민속화), Miniature painting(라자스탄의 역사화), Phulkari(Punjab 지방의 전통 자수<刺繡>)등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큰 것과 작은 것, 전통과 현대, 서양과 인도의 공존을 통해서 작가는 인간과 세계의 이중 구조를 암시하고 화해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