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산문 폐쇄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입에 발린 사과만 하고 어물쩍 지나간다면 산문 폐쇄보다 더한 조취도 취할 것이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금강회, 무량회, 무차회, 보림회, 화엄회 소속 스님들이 총무원장 차량 검문검색과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7월 31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표했다. 무차회 대표로 참가한 중앙종회의원 선문 스님은 “산문 폐쇄보다 더한 조취도 취할 것”이라며 강경대응할 의지를 밝혔다.

선문 스님이 대표로 읽은 성명서에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5개월간 발생한 일련의 행태들은 현 정부가 과연 국가를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경영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들게 한다”며 “특정 종교에 편중된 인사 등 정책, 일본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영토(독도)침탈에 미숙한 외교 대응, 한미쇠고기 협정의 국가 검역주권 및 국민건강권의 사실상 포기, 금강산 사건으로 가시화된 대북정책의 오류와 미숙 등 모든 분야의 정책들이 기준점 이하”라고 비판했다.

성명서는 또 “우리나라 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의 수장이 탑승한 차량을, 그것도 대낮에 당사자가 기관장으로 있는 총무원 마당에서 국가 공권력에 의해 검문검색 당하는 납득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 것은 현 정부가 정상적인 정부임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초유의 사단”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성명서는 이어 “현 정부가 지금과 같은 국정운영을 지속한다면 이 정권은 멀지 않아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국민의 보호자임을 스스로 포기한 어청수 경찰청장을 당장 파면하고, 불교인사가 참여한 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서 낭독을 마친 이후 선문 스님은 “이번 성명서는 80명 전 종회의원들이 의견을 수렴해 작성한 것”이라고 밝히고, “만일 해제일인 8월 15일까지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시에는 해제를 전후해 임시종회를 소집해 강력한 대응방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아직 산문폐쇄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고, 그 지경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입에 발린 사과만 하고 넘어간다면 산문폐쇄보다 더한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선문, 범해, 성묵, 해일, 정범, 종호 스님 등 각 종책모임 대표자들이 함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