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차량 검문 수색 사건을 항의하기 위해 경찰청으로 달려간 조계종 관계자들과 신도들이 항의서한도 전달하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수모를 당했다.

시국법회 추진위원회 승가측 대변인인 지관 스님(김포불교환경연대 대표)과 시국법회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성묵 스님, 조계종 원우회 장영욱 위원장, 이세용 조계사 총무과장, 조계사 신도회장 이대각심 보살 등 불교계 공동대표단을 비롯해 조계종 종무원들과 조계사, 봉은사, 도선사 신도 등 약 150여명의 불자들이 7월 30일 오후 4시 광화문에서 서대문에 위치한 경찰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경찰청 정문 앞에서 ‘불교탄압 종교편향 어청수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시국법회 추진위원회와 불교연석회의의 성명서를 연달아 발표했다. 이어 장영욱 위원장과 이세용 총무과장이 “어청수 퇴진의 의지를 다지겠다”고 선언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하지만 이들이 도착하기에 앞서 경찰은 경찰청 정문을 굳게 닫고 이들의 진입을 막아 시위대는 경찰청 정문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공동대표단은 백승엽 서대문경찰서장에게 “대표단만 들어가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겠으니 문을 열라”고 요구했지만 백승엽 서장은 “믿을 수 없다. 문을 열면 모든 사람들이 밀고 들어올 것 같다”며 거부했다. 그리고 “굳이 들어오려면 옆으로 난 쪽문으로 들어오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대표단 측은 “정문을 열어라. 우리를 믿지 못하는 것이냐”고 항의하며 “정문을 열라”고 거듭 요구했다.

백승엽 서장은 “그러면 문을 열되 한 사람씩만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내줄테니 그리로 들어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대표단 측은 “그렇게 수모를 당하면서 들어가느니 차라리 들어가지 않겠다. 항의서한을 태우고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항의서한과 삭발한 머리카락을 태우고 되돌아섰다.

대표단은 “8월 5일까지 정부의 답변이 없다면 하안거 해제일인 8월 15일 이후 전국승려대회 및 전국불교도대회 등을 열어 다시 찾아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경찰 측에 전달했다.

시국법회 추진위원회 승가측 대변인인 지관 스님은 “오늘 또 수모를 당했다.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분개해 했다. 지관 스님은 또 “어청수 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교탄압 정책이 조직적,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개탄하며 “우리 불교도들은 다시 모여야 한다”며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