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보다 더 굳은 공인의식으로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가 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청불회가 신행활동은 물론이고 청와대와 불교계 사이의 가교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줄도 잘 알고 있다.”
청와대불자회 회장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4월 3일 오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불자회 첫 법회에서 회장으로서의 다짐을 이렇게 밝혔다.
이날 법회에는 청불회원과 불교종단협의회장 회장단, 중앙신도회 회장단 등 사부대중 1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됐다.
지관 스님은 법어를 통해 “김병국 수석이 회장을 맡아 마음이 든든하다”며 “제일 먼저 청와대불자회의 뜻을 하나로 묶고, 이어 청와대 전 직원의 뜻을 하나로 묶어 대통령을 잘 보좌하는 것이 청와대에서 일하는 불자들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인 만큼 불심을 갖고 직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의정 중앙신도회 회장은 축사에서 “수행하는 청와대불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그 수행의 길에 우리 불자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은혜 청불회 부회장(부대변인)은 발원문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실천해 청와대에서 일하는 불자로서 부끄럼 없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불교계에서 지관, 운산, 홍파 스님과 원효종 총무원장 향운 스님, 천태종 총무부장 무원 스님, 열반종 총무원장 해곡 스님, 김의정 중앙신도회장, 손안식 중앙신도회 상임부회장 등이 참석했고, 청와대쪽에서 김병국 회장, 김은혜 부회장 외에 박재완 고문(정무수석), 정동활 부회장(경호처 인사부장) 등이 참석했다.
<청불회 김병국 회장 인사말>
존경하옵는 불교 종단협의회 회장 지관 큰스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을 모신 가운데 이명박정부 청와대불자회의 첫 법회를 갖게 되어 기쁘기가 한량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금까지 청불회를 소중히 가꿔 오신 경호처 회원 여러분께 특별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껏 청불회는 부처님 말씀을 봉행하면서 국민의 공복으로서의 바른 자세를 잘 견지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신행단체의 회장을 맡게 되어 한편으로는 잘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부처님 법을 따르는 불자의 한사람으로서 무엇보다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청불회가 훌륭한 활동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정부말기에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지는 않았을까? 적잖이 마음이 쓰입니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잘 이어 가면서, 무엇이 문제의 원인이었는지 잘 살펴서 불미스러운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각별한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산행과 산사순례 등을 통해 회원들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데에도 마음을 기울이겠습니다.그간 청불회는 간헐적이고 큰 행사중심으로 운영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연간계획을 세워서 회원중심의 정기적인 법회를 개최할 것입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곳은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이명박 정부는 “국민통합과 경제살리기”를 통한 “대한민국의 신발전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공직자들은 지금 보다 더욱 더 높은 공인의식을 갖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봉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때에 우리 모두가 부처님의 “원융화합”과 “자리이타” 정신을 철저히 익히고 실천한다면 “따뜻하고 살기 좋은 나라”, “더불어 성장하는 따뜻한 경제”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곁에 와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청불회를 원만하게 이끄는 것 못지않게, 종단과 정부가 협력적인 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하는 가교 역할 또한 저의 몫임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이명박정부는 경제살리기와 함께 사회통합을 우리 시대가 이룩해야할 시대적 소명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것이 있으므로 저 것이 있고, 이 것이 일어나면 저 것이 일어난다. 이 것이 없으면 저 것이 없고, 이 것이 소멸하면 저 것도 소멸한다”라는 인연법을 설하셨습니다. 나와 남은 둘이 아님을 크게 깨우쳐 주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정신이야 말로 갈라져 있는 민심을 모으고 대립과 갈등을 뛰어 넘어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우리 불교가 갖고 있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저는 불교계 큰 스님과 지도자들을 수시로 찾아 뵙고 국민대통합을 위한 소중한 가르침을 얻고자 합니다. 아울러 스님들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힘을 보태 주시기를 감히 요청드릴 때도 있을 것입니다.우리의 전통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전통문화유산의 소중함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일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청불회 회장으로서 저는 우리 전통문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교의 전통을 바로 잇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천년의 역사가 있는 민족만이 천년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의 전통을 바로 잇는 일은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일류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청불회원들은 비록 세속에 머물고 있으나, 틈틈이 마음을 닦고 자신을 다스리는 일에 힘쓸 것입니다. 아울러 어려움에 처한 현장에는 주저 없이 달려가는 봉사활동과 자비희사의 정신을 실천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부처님전에 간절히 발원합니다.지관 큰스님과 총무원 부장스님들, 불교계 지도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함께 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리면서 이만 인사말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