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총무원 분소 설치는 전시행정 전형”

전체 인구 50% 거주하는 수도권·신도시 포교에 전념해야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이 1월 14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세종시에 총무원 분소를 설치하겠다는 밝힌 것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시를 대한민국의 행정 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청와대 분원과 국회 분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조계종총무원 조직을 정부조직에 똑같이 적용해 세종시에 총무원 분소를 설치하겠다는 자승스님의 계획은 조금도 실효성이 없는 정책인 만큼 재고(再考)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세종시에 총무원 분소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지역포교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정부조직을 흉내 낸 전시행정 계획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종시에 포교당을 세우는 것은 마땅히 이뤄져야 할 불사이긴 하나, 이 역시 지역 교구본사에 위임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됩니다.

주지하다시피 권역별 사찰의 분포 현황을 보면, 수도권 413개(20.32%), 강원권 111개(5,46%), 경상권 940개(46%), 전라권 272개(13,4%), 제주권 31개(1.5%)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동고서저’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운데 2천만 이상이 밀집된 수도권이 경상권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사실을 고려한다면 세종시에 총무원 분소를 설치하기 보다는 전체 인구의 50% 이상 밀집된 수도권 포교에 전념하는 것이 조계종이 가장 서둘러야 할 불사일 것입니다.

세종시에 총무원 분소 설치는 ‘각 교구가 수행, 포교, 전법을 총괄하는 자치공동체로 거듭나게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기획한 34대 총무원 집행부의 ‘교구중심제’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임을 적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판교, 위례, 화성, 동탄, 수원 광교, 양주, 파주, 김포 등 신도시에는 종단 사찰이 들어서가나 종교용지를 확보한 사례가 없는 것에 알 수 있듯 신도시 포교도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입니다.

그런 까닭에 “토지처분금을 목적사업에 활용해 위례신도시 등 신도시에 사찰을 건립하겠다”는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의 계획에 대해서는 삼자연대도 환영의 뜻을 밝히는 바입니다.

향후 34대 조계종 집행부의 사업은 전시행정이 아닌 실효성 행정에 방점(傍點)을 찍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2558년 1월 15일

삼자연대(구 무량회, 무차회, 백상도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