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동종의 이치노헤 쇼코(一戶彰晃) 스님은 4월 25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4월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일본 조동종 이치노헤 쇼코 스님.

자승 스님은 최근 일제의 조선 침략 과정에서 일본 불교계가 자행한 만행을 담은 책 <조선 침략 참회기>를 발간한 이치노헤 스님에게 "어려운 시점에 용기 있는 출판을 해주어 감사하다"며 "2, 3일 전후로 한일문제가 불거졌는데 정부와 정부 간, 종교와 종교 간의 정확한 역사인식이 있어야 상호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치노헤 스님은 "일본 정부나 불교계 모두 일제강점기에 대한 연구가 미진했으며 서로 간의 충분한 이해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사람들의 공격을 두려워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 시대의 절인 군산 동국사를 없애라는 의견에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이 '내 옆에 부처님이 계신다고 생각하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며 나도 우파로부터 공격받아도 두렵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과 이치노헤 쇼코 스님,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맨 오른 쪽 정면)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날 예방에 배석한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은 "일본이 한국보다도 더 일제강점기에 대한 사료가 적어 이치노헤 스님이 집필할 때 도움을 줬고 이렇게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 한일교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동국사 역시 이치노헤 스님으로부터 일제강점기의 군사․통신․불교 유물 등 많은 자료를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동국사에서 보관 중인 자료를 불교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전수조사할 것을 권유하는 등 일제강점기 사료 보존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