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문화재보유사찰은 의무적으로 신용카드결제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는 11월 6일 제192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총무원장이 발의한 사찰문화재보존및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만장일치 통과시켰다.

사찰문화재보존및관리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문화재구역입장권의 발행 및 관리는 총무원장이 지정하는 전자발권시스템을 이용하고 신용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단 타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종무회의 결의로 적용을 유예할 수 있다. 이 같은 종법 개정안은 사찰 입구의 매표소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없어 불편을 겪던 불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192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재무부장 일감 스님이 종책질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종회 의원 정문 스님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수수료가 발생한다. 전자발권시스템 비용이나 부가가치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무부장 일감 스님은 “관람료 수입 등은 과세 재외 대상이다. 카드사 단말기 사용료는 지불해야하지만 수수료 문제는 카드사와 논의하고 있으며 낮은 포인트까지 하향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일감 스님은 그동안 신용카드 결제에 대한 민원이 많았다며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종회는 신용카드결제시스템 도입의 의무화로 관리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도 중앙종회는 총무원의 총문화재구역입장료 30%예치금 사용승인 심의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확대하고 종단의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돼있는 조항을 수정하기로 했다. 이는 문화재구역입장료 30% 예치금 사용승인과 관련된 조항이 입법취지와 달리 기간 내에 종단승인을 받지 않을 시 사찰에서 임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오해될 소지를 바로잡은 것이다.

일감 스님은 “현행 15일의 승인기간은 너무 짧아 자칫 승인기간을 넘기면 예치금을 바로 쓰도록 돼있다. 문화재 보수는 계획적이고 세밀하게 검토해야하는 부분이므로 충분한 시간 갖고 시행하자는 뜻에서 승인기간을 30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단 총무원이 공동예치금 사용 신청서가 접수될 날로부터 특별한 사유 없이 30일 이내에 승인여부를 통과하지 아니한 때는 당해 사찰은 공동예치를 아니하고 문화재구역입장료를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중앙종회법 개정안과 법인법 제정안은 다음 회기로 이월됐다. 중앙종회는 종헌종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