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교수 등으로 구성된 ‘정의평화불교연대’가 도법 스님이 종정스님에게 보낸 공개서한과 관련 “종정 예경실이 결사추진본부장이 오랜 숙고 끝에 서한의 형식을 빌려 공론화한 것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에 담긴 의미와 문제의식을 곰곰이 성찰하고 그에 부응하는 답을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12월 13일자로 발표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는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장의 서신에 대한 정의평화불교연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도법 스님의 서신이 현재 현재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일부 언론 또한 문제의 핵심을 간과한 채 마치 이것이 개인, 또는 실상사와 해인사의 갈등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과연 무엇이 정법과 종헌과 종지에 부합하는 것이고 한국 불교를 위한 것인지 담론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진실만을 보도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는 또 “우리는 이번 기회에 종정과 종단, 결사추진본부는 물론 사부대중이 모두 모여 상호 대칭적인 권력을 갖고 공개된 자리에서 <종교 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의 타당성 여부, 결사추진본부장이 질의서에서 언급한 조계종단의 내부 문제와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지혜를 모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의평화연대 입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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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장의 서신에 대한 정의평화불교연대의 입장

우리는 지난 12월 7일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이 예경실장을 거쳐 종정 예하께 올린 서신이 현재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고 판단하여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셔서 전법하신 뜻은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 나아가 깨달아 열반에 이르게 하기 위함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한다.

현 정권에 와서 종교 갈등이 더욱 첨예해졌고, 이는 지역 갈등이나 이념 갈등, 세대 갈등만큼 한국 사회의 분열을 야기하고 이웃종교인에 의한 훼불행위로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가 원로의원, 종회의원, 본사주지, 출재가 전문가와 사부대중의 다양한 지혜와 뜻을 반영하여 <종교 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 최종안을 마련하였다. 이는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 깨닫게 하려는 부처님의 종지를 따르는 것으로 여러 종교 사이의 평화를 도모하고 다양한 집단 사이의 통합을 이루는데 굳건한 디딤돌을 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납득할 만한 사유 없이 연기된 것은 유감이며, 사안의 중대성과 시의성에서 볼 때, 설혹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반포를 서두를 것을 종정 예하를 비롯한 관계자들께 간곡히 청한다. 특히, 종정 예경실은 결사추진본부장이 오랜 숙고 끝에 서한의 형식을 빌려 공론화한 것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에 담긴 의미와 문제의식을 곰곰이 성찰하고 그에 부응하는 답을 하기 바란다.

일부 언론 또한 문제의 핵심을 간과한 채 마치 이것이 개인, 또는 실상사와 해인사의 갈등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과연 무엇이 정법과 종헌과 종지에 부합하는 것이고 한국 불교를 위한 것인지 담론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진실만을 보도할 것을 요구한다.

권력과 지나친 유착 관계, 파계와 부패의 구조화, 관료주의 등 종단이 안고 있는 문제는 너무도 많으며, 이번 사태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뼈를 깎는 자성과 파사현정의 쇄신이 없이 종단이 안고 있는 위기의 극복은 요원하다. 내 편이라는 울타리에 갇히고 자리가 만든 권위의식에 도취되고 개인과 소속집단의 이기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각과 행위는 위기를 심화할 뿐이다. 자성이 없는 쇄신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 마련이며, 쇄신이 없는 자성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종정과 종단, 결사추진본부는 물론 사부대중이 모두 모여 상호 대칭적인 권력을 갖고 공개된 자리에서 <종교 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의 타당성 여부, 결사추진본부장이 질의서에서 언급한 조계종단의 내부 문제와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지혜를 모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1년 12월 13일
정의평화불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