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친 부처님 말씀 1
정찬주(소설가)
(삽화=정윤경)
당당하게 걸림 없이 청정하게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은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따니빠따
사족; 부처님은 사람들에게 네 가지 행동방식을 당부하시고 있다. 사자처럼 당당하게 살고, 바람처럼 걸림 없이 살고, 연꽃처럼 청정하게 살고, 스승이 될 만한 영혼의 친구가 없다면 차라리 혼자서 가라고 말씀하시고 있다. 법정스님은 위의 네 구절이 팔만대장경의 핵심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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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먹이로 사는가
눈은 잠을 먹이로 삼는다.
귀는 소리를 먹이로 삼는다.
코는 냄새를 먹이로 삼는다.
혀는 맛을 먹이로 삼는다.
-잡아함경 역품(力品)
사족; 부처님은 무엇을 먹이로 삼았을까. 부처님은 자유(열반)를 먹이로 삼는다고 했다. 자유는 또 정진을 먹이로 삼는다고 했다. 정진이란 게으르지 않음이다. 살아가는 동안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그러한 끈기와 부지런함이 있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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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냐 줄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내려면
부처님이 짬빠국의 각가라 호숫가에 계실 때였다.
수행자 비구 소나는 지나칠 정도로 정진했지만
거룩한 경지에 이르지 못해 고민했다.
그는 차라리 세속의 집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보시행이나 하면서 살려고 했다.
그는 출가 전에 큰 부자였던 것이다.
소나의 생각을 간파한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소나여, 세속으로 돌아가려고 하는가?"
“부처님이시여,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소나에게 묻겠다.
소나는 출가 전에 비냐를 탄 적이 있었다지?”
“그러합니다.”
“만약 비냐 줄을 세게 죄면 소리가 잘 나더냐?"
“아닙니다. 부처님이시여!”
“비냐 줄을 느슨하게 놓으면 소리가 잘 나더냐?”
“아닙니다. 부처님이시여!”
“세게 죄지도 않고 느슨하게 놓지도 않으면 어떠하더냐?”
“아름다운 소리가 나옵니다.”
“수행 정진하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너무 지나쳐도 안 되고 게을러도 안 되나니,
이는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니라.
중도를 지키는 것이 으뜸이니
중도를 지켜나가면 머지않아
번뇌를 끊는 사람이 될 수 있느니라.”
-증일아함경 지주품(地主品)
사족; 비냐는 인도 전통 현악기이고, 비파는 중앙아시아에서 기원한 현악기이다. 그리고 거문고는 고구려 현악기이다. 부처님 말씀은 현악기의 줄을 다루듯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中道)를 당부하시고 있다. 중도란 바르고 옳은 길, 정도(正道)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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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만
과거에 얽매이지 마라.
미래에 몰두하지 마라.
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아직 여기에 없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사물을 깊게 바라봄으로써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구도자는 고요하고 자유로운 삶을 산다.
-현성일야경
사족;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일에 얽매여 살거나, 아직 오지 않는 미래의 일을 걱정하며 산다는 것은 허깨비를 붙들고 있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자유를 누리고 사는 구도자를 닮아보자.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기 나고, 생선을 꿴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