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인해 낙산사가 전소됐던 날인 4월 5일이 ‘강원 문화유산의 날’로 선포됐다.

강원도는 낙산사 화재 3주년인 5일 낙산사 원통보전 앞 광장에서 18개 시·군 부단체장, 문화재 관계자, 불교, 천주교, 개인 등 문화재 소유자 및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포식을 열고 ‘강원 문화유산의 날’을 천명했다.

한봉기 행정부지사는 이날 선포식에서 “문화유산은 우리 도민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인류 공동 자산’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낙산사와 숭례문 소실을 교훈삼아 낙산사 산불피해가 있었던 오늘 4월5일을 ‘강원 문화유산의 날’로 선포한다”고 했다.

이어 도문화재위원회 창설위원 최승순 강원대명예교수가 “낙산사 산불 피해가 있었던 오늘을 ‘강원 문화유산의 날’로 선포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우리 모두 함께 지키고 가꾸어 나갈 것을 선언한다”는 선언문을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또 “문화유산은 무분별한 개발과 재난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 문화유산은 선조들이 물려준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문화유산은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함께 가꾸고 지키자”는 내용을 뼈대로 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해설>강원도가 산불로 인한 낙산사 전소 3주년인 날을 ‘강원 문화유산의 날’로 선포한 것은 국보 제1호 숭례문 방화사건으로 문화재 관리에 특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에 부응한 조치다.5

일 낙산사 원통보전 앞 광장에서 개최한 선포식에는 문화재 소유자 및 전문가, 기관·단체대표, 기업·협회, 언론계, 불교계 인사 및 신도, 학생 등 각계각층의 중량급 인사들이 참석해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을 다짐한 것도 문화재를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이 달라졌음을 반증한다.

추진위원에도 최승순(강원대명예교수)도문화재위원회1분과위원, 장 익 천주교춘천교구장, 김지석 천주교원주교구장, 설악산 신흥사회주 무산스님, 정념(월정사주지)강원불교연합회장, 최돈각 도향교재단이사장, 편백운 태고종강원교구종무원장, 김월도 천태종 삼운사(춘천)주지, 이강백(선교장관장)한국고택문화재소유자협의회장, 원영환(강원대명예교수)도문화재위원회2분과위원 등 강원도를 대표할만한 인사들이 망라됐다.

특히 이번 강원도의 ‘문화유산의 날’ 지정은 문화재 지키기의 국민적 여론이 지자체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록 낙산사 화재라는 아픔을 가진 지자체라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도지사를 비롯하여 군민들의 문화재를 보는 시각과 수준이 여타 지자체에 비해 남달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강원도는 문화재에 대한 이번 조처가 선언적 의미에 머물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여타 지자체들도 강원도의 문화유산에 대한 앞서나가는 시책을 본보기로 삼아 이번 선언이 전 국민적, 국가적 문화재 보호운동으로 확산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관심도 각별히 요구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