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어산 종장 정오 스님(한국불교전통의식전승원 학장)은 10월 16일 두산위브 세계불학원연구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용예식 속에 관습과 오류를 찾아 해설과 대안을 제시한 책 ‘불교상용의식해설-예식의궤를 중심으로’를 선보였다.
‘불교상용의식해설’에서는 수륙재 등 야단법석에서 행해졌던 의례가 법당 안으로 들어와 변형되고 잘못 기록된 경우가 많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고, 이번 해설집 또한 그 일환으로 펴낸 것이다.
“전통으로 계속 이어져 왔던 것들을 이건 고쳐야 되는 게 맞다라고 제안하시는 이유는 자료 검색 시대에 잘못된 줄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잘못된 줄 아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잘못된 것을 관습이라는 이유로 계속 고수한다면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조계종 어산 종장 정오 스님(한국불교전통의식전승원 학장)
‘불교상용의식해설’에서는 상단 중단 권공, 시식과 영반, 대령·관욕 등 법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용의식들에서 부처님이나 보살 천신 천룡 등 특정한 신불들을 초청하여 공양을 권하는 예수재나 수륙재의 형식이 아닌 이미 불전이나 각단 혹은 각 전각에 조상해서 봉안하여 점안해서 신불로 신앙하고 공양을 드리고 축원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책에서는 이와 같은 관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의례를 짜기보다는 기존의 의례에서 청사에서 “일심봉청: 일심으로 받들어 청합니다.” 하는 구절을 “일심예경: 일심으로 경례 올립니다.”로 교정하고 “강림도량: 도량에 강림하십시오,” 하는 곳을 “불사자비: 자비를 버리지 마시고”라고 하여 “이곳에 오셔서 공양을 받으시라.”를 “자비를 버리지 마시고 공양을 받아주소서.” 하는 식으로 유치문을 교정했고, 그와 같은 관점을 중심으로 상용의식을 해설했다.
또한 현행 한국불교에서 거불로 알려진 “나모불타부중광림법회”를 ‘예식의궤’에서는 “일심정례 시방상주 불·법·승”으로 택하고 있다. “불타부중광림법회”는 불타의 무리들이라는 뜻이 될 수는 있지만 광림법회에 오셨다는 뜻이 명호라고 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향화청’도 제목처럼 이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예경문의 부속적인 의례로서, 청하는 것이 아니라 향화로 예경 드리며 찬탄하는 것이므로 ‘향화찬’으로 개사했다. ‘헌좌게송’에서도 야단법석일때는 자리를 마련하고 앉으시라고 하면 되는데, 이미 앉아 계신 부처님한테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또 앉으시라고 하는 것은 형식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정오 스님은 “대부분의 스님들이 기존의 형식에 익숙해져 있으니 이렇게 바꾸는 것이 옳다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 책을 계기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한 논의가 시작되고 장기적으로는 개정의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어산 종장 정오 스님은 10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교상용의식해설-예식의궤를 중심으로’를 선보였다.
정오 스님은 보도자료를 통하여 의례의 의미와 실천의 중요성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의례는 이념과 사상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붓다께 예경을 드리는 것은 나의 삶과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붓다를 스승으로 삼아 따르겠다는 서원의 표현을 최상의 예경인 정례로 표현하는 것이고, 경전이나 다라니를 염송하는 것은 그 길을 다시 듣고 서원을 다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나의 완성과 타자의 완성을 돕는 것이 진정한 불도의 길이므로 그들을 고통의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여러 방편을 시설하는 것이다. 시식과 영반은 일체 존재들에게 몸과 마음의 양식을 제공하는 것인데, 형체를 가진 존재들에게는 존재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음식과 법식을 제공하는데 이것을 시식이라고 한다. 시식은 음식을 제공한다는 표면적인 의미에는 법(진리)의 설파로 깨침을 돕는 법시, 두려움을 벗어나게 하는 무외시의 삼단(三檀, 三壇)이 함께 행해진다.
한국불교는 이 삼단을 삼단으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표면적인 삼단은 상중하 삼단을 지칭하나 그 실천의 시식에서는 재시 법시 무외시의 삼단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시식은 불특정 다수에게 평등하게 베푸는 의식을 주로 지칭하고 영반은 특정의 혼령에게 향ㆍ등ㆍ화ㆍ과ㆍ다ㆍ미 등의 법식을 올리는 것으로 이 의례는 효행사상에서 발달하였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유불 습합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해서 본서의 가장 큰 특징은 봉안된 신불에게 권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시련 대령, 반혼재 등의 기존 의례의 개념을 재정립하여 해설하고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까닭에 새로운 의례의 축조라고 하기보다 의례의 본질성을 회복하는 차원을 바탕으로 하며 그것을 위해 전통 의례로 편집하여 번역 해설하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전통의 17세기 본에서 확인되는 대령소참과 관음시식 등이 그것이다.
불교상용의식해설
정오 번역 · 우천 번역 / 출판사 정우 북스
159 * 232 * 23 mm / 190쪽
정가 20,000원
공역자
사문 정오, 법호 혜천. 1982년 불국사 성타 화상 문하로 득도하다. 해인사 불국사 강원을 거쳐 범어사 강원을 졸업하고, 어장 송암 · 동주 양사 문하에서 범패를 수업하다. 조계종단 행자교육원교수사를 역임하였고, 『예식의궤』를 편저하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이수자,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3호 이수자로 있으며, 조계종단 단일계단 교수사 · 어산종장 · 우리말 지도위원과 한국정통의례전승원 학자 및 예천 서악사 주지로 봉사하고 있다.
거사 우천 이성운. 동국대학교에서 찰학박사학위를 취득하다.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교수로 불교의례를 지도하며, 사단법인 세계불학원 세계불학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교 의례철학과 언어 문법을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불교의례, 그 몸짓의 철학』, 『한국불교의례체계연구』등의 저서와 「영산재의 독립과 변용의 모범탐색」, 「한국불교 수륙재의 변용 고찰」, 「화계사 소장 원통궁뎐탑도와 그 사징의 미학」 등 관련 논문 수십 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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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아침저녁 예식절차
상단 · 중단 권공 1. 천수경 2. 삼보권공 3. 축원예문 4. 신중단퇴공 5. 미타권공 6. 관음권공 7. 지장권공 8. 신중권공
시식 1. 관음시식 1-1 전경의식 1-2 봉송의식 2. 상용영반 3. 화엄시식 4. 전시식 5. 종사영반 5-1 상단축원 5-2 종사영반
대령 · 관욕 1. 신중작법 2. 대령절차 3. 관욕절차 4. 영혼식 : 반혼재 5. 위패봉안식 6. 법석 · 권공
부록 1. 향수해례 2. 육성례 3. 행선축원 4. 일백사위 성현약례 5. 삼십구위 신중약례 6. 법당 칠정례 7. 팔상예문 8. 열반예문 9. 통알(세배의식) 10. 청인로편 [장엄염불, 정토수업] 11. 위패서규 12. 정통 대령소참 · 관음시식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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