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번뇌가 없고

마음의 피폭을 여의고

공덕과 악행을 떠난

깨어있는 님에겐 두려움이 없네.

이 몸을 옹기로 알고

마음을 성채처럼 다잡아

지혜로 악마와 싸워

성취한 것을 수호하되 집착을 여의어야 하리. 

아, 쓸모없는 나뭇조각처럼

의식 없이 버려진 채로

머지않아 이 몸은

땅 위에 눕혀지리라. 

(사진=미디어붓다) 

마음은 몸의 감각기관이 대상을 만나는 순간 일어난다. 눈, 귀, 코, 혀, 몸, 의식 등의 감각기관에 맞닥뜨리는 형상이나 소리, 냄새, 맛, 감촉, 사실과 같은 대상에 따라 마음은 흔들리고 동요된다. 마음은 마치 한 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아이들처럼 한 주제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다닌다. 특히 남자가 여자를 향하는 마음, 여자가 남자를 향하는 마음처럼, 동일하지 않은 대상을 향할 때 동요하는 마음을 억제하거나 멈추기가 어렵다. 제어되지 않은 마음은 마치 물고기가 물에서 나와 땅바닥에 던져진 것과 같이 정신없이 펄떡인다. 그렇게 일생을 헐떡이며 살아가는 것, 아니 끝없이 많은 생을 거듭하며 방황하는 것이 중생의 삶이다. 

마음을 제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마음공부를 조금이라도 해 본 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수행을 하다 보면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친 온갖 망상과 숱한 생각들이 어찌나 많고 다양한지 스스로 놀랄 것이다. 시쳇말로 ‘내 마음 나도 모른다!’라고나 할까. 수행은 이렇게 절제되지 않고 마구 날뛰는 마음을 온전하고 건전하게 다스리는 것이다. 다스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통찰 지혜를 일으켜 번뇌를 제압하고, 최상의 행복을 성취하는 것이 수행의 목적이다. 

제어되지 않는 마음을 제어하는 방법은 오직 네 가지 고귀한 길, 다시 말해 부처님께서 알려주신 사성제의 실천이다. 마음을 올바르게 다잡는 것은 오직 사성제의 실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부처님은 대각을 이루신 후 45년 설법을 하시면서 마음이 수호되면 길(도, magga)과 경지(과, phala)와 열반(nibbāna)의 안락을 얻는다고 거듭거듭 가르치셨다. 

이 시(詩)는 <법구경-담마파다> ‘마음의 품(Cittavagga)’의 뒷부분에 게재되어 있다. 마음의 속성과 특징을 언급하고, 이것의 제어했을 때 참 안락을 얻을 수 있음을 부처님께서 비유와 통찰로 노래한 것이다. 

제1연은 마음이 탐욕으로 물들지 않고, 성냄과 어리석음에 타격을 입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성스러운 길에 들어 미래의 재쟁의 원인이 되는 공덕과 악행을 모두 부순 결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공덕도 재생의 원인이므로 악행과 함께 부수어야 할 대상으로 거론된 것이 범부중생에겐 의아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 싯구는 공덕을 쌓아 천상이라는 선처에 태어나더라도 그곳 또한 윤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것임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제2연은 몸뚱이라는 것은 옹기장이가 만든 옹기처럼 힘없고 약해서 부수어지기 쉽고 지속하기 어려운 존재이니, 통찰에 몰두하는 마음을 마치 단단한 성채처럼 확립하고, 고귀한 길 사성제를 실천하여 신선한 통찰을 수호하되, 거기에 만족하거나 머물려는 집착을 떠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 알다시피 얻은 것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마치 전장에서 왕이 요새를 근거로 적과 싸우면서 승리를 얻은 후, 요새에 머물며 음식과 음료를 즐기기만 한다면, 그의 나라는 머지않아 적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마는 것처럼.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자는 수행정진을 통해 획득한 신선한 통찰을 수호해야 한다. 여기에서 신선한 통찰이란, 반복적으로 성취에서 나와서 청정한 마음으로 조건에 의지해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들을 통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럴 때 길(magga)에 들어서 번뇌와 악마를 정복할 수 있다.   

3연에서는 오래지 않아 사대로 흩어져 버릴 내 몸뚱어리의 무상함과 허망함을 시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부처님은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일으키는 바탕이자 토대인 몸을 쓸모없는 나뭇조각에 비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목재를 구하려 숲속으로 들어가 나무를 자른다. 바른 것은 바른 것대로, 구부러지거나 비뚤어진 것은 그것대로 모은다. 속이 텅 비었거나 썩은 가지들, 옹이나 잔가지들은 잘라서 버린다. 목재가 필요한 사람에게 버려진 나뭇조각들은 필요하지 않다. 그들은 그것들을 땅바닥에 버린다. 우리의 몸, 즉 온갖 망상과 삿된 생각을 일으키는 마음의 토대에 연연하거나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을 부처님은 적확한 비유를 담은 이렇게 멋진 시구로 표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