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4.4.19 비구경(比丘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느낌이고, 어떤 것이 느낌의 집기이며, 어떤 것이 느낌의 멸함이고, 어떤 것이 느낌의 집기에 이르는 길이며, 어떤 것이 느낌의 멸함에 이르는 길인가?”
모든 비구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바라건대,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들은 뒤에는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그대들에게 설명하겠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 가지 느낌이 있으니, 즐거운 느낌 · 괴로운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다. 부딪침의 집기가 곧 느낌의 집기이며, 부딪침의 멸함이 곧 느낌의 멸함이다. 만일 느낌에 대하여 사랑하고 즐기고 찬탄하며 물들고 집착하고 머무르면, 이것을 느낌의 집기에 이르는 길이라 한다. 만일 느낌에 대하여 사랑하거나 즐기거나 찬탄하지 않으며 물들거나 집착하거나 머무르지 않으면, 이것을 느낌의 멸함에 이르는 길이라 한다. 만일 느낌을 연하여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면, 이것을 느낌의 맛이라 한다.
만일 느낌이 덧없어서 변하고 바뀌는 법이라면, 이것을 느낌의 근심이라 한다. 만일 느낌에 대하여 탐냄을 끊고 탐냄을 뛰어넘으면, 이것을 느낌을 떠남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