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7주년 기념 특별전, 동아시아 문자도 70여점 공개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 특별전
개관 17주년을 맞이하여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불기2564(2020)년 5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고판화박물관 전시실에서 『판화로 찍은 동아시아 문자도의 세계』 특별전을 선보인다.
2020년 문화재청에서 실시하는 생생문화재사업으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그동안 모아온 수집품 6,000여점 중에 문자도와 관련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문자도 판화를 비롯해, 문자도를 찍었던 판목을 중심으로 70여점의 선별해, 문화재청, 강원도와 원주시의 후원으로 진행한다.
여러 모습의 문자도 의(義)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렸던 문자도 특별전은 주로 육필작품으로 이루어졌으나, 이번 고판화박물관의 전시는 판화로 이루어진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아름다운 문자도 판화와 판목을 70여점을 전시함으로서, 문자도의 특성인 디자인성과 장식성, 대중성을 입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계기 될 예정이다.
한국 문자도 판화
왼쪽부터 문자도의 채색(익덕의석엄안), 문자도제(양주도원 삼인결의), 문자도의 채색 부분
위 왼쪽부터 효제도 문자도와 부분, 아래 신흥사 문자도 병
한국의 작품들은 조선시대 판목으로 먹 선을 만들어 찍은 후에 붓으로 아름다운 색을 간단하게 툭툭 올린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강렬한 검은 먹으로만 이루어진 흑백 목판화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한국의 문자도 판화는 주로 유교의 이념을 주제로 하는 효제도가 주축이며, 제작시기가 18세기 후반에 궁중이나 관에서 만든 문자도 판화를 비롯해, 신흥사에 만든 판목으로 찍어낸 작품과 민간에서 만든 판목 등 다양하게 전시될 예정이며, 석판화로 밑그림을 찍은 후에 색깔을 입힌 효제 문자도가 소개된다.
중국 문자도 판화
백수백복도(청 중기)
중국의 작품으로는 특히 소주 도화오에서 제작된 수자 목판화 문자도를 비롯해, 근대에 복원된 소주 수복 대형 다색 목판화가 선보일 예정이며, 화조와 글자를 조합하여 조상과 부모와의 관계를 경계하는 대련 판목과 화조와 글자가 조합된 다양한 흑백 문자도 판화도 소개되어 중국 문자도의 다양성을 눈여겨 볼만 하다. 글자로 노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노래난’ 판목은 공산당 모자를 쓰고 있어, 공산당에서도 판화가 주요한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백가지 복자와 백가지 수자를 모아 백복, 백수도가 지방마다 다양하게 만들어진 작품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으며, 복수도 작품은 글자의 내용까지 표현되어 있어 특히 눈에 띠는 작품이다.
왼쪽부터 소주 다색판화 문자도 복, 수(1970년 복원), 복여동해 수비남산, 문자도수(청 후기)
일본 문자도 판화
부동명왕 동판화 문자도와 세부(에도 19C)
일본에서는 판화 문자도의 특성중 하나인 복제성으로 인해 불교 판화 문자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나무아미타불 6자 속에 무량수경의 내용을 삽화로 넣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품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아미타부처님이나 부동명왕의 형상을 글자와 결합하여 벽사적인 부적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보기 드물게 우키요에로 제작된 수자 문자도 채색판화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아미타문자도, 우키요에(수문자도), 부동명왕문자부적
베트남 문자도 판화
왼쪽부터 복만당, 적선당
베트남에서는 중국의 년화의 영향을 받아 집집마다 년초에 판화를 사서 붙이는 풍습이 지금도 남아 있으며, 주로 동호, 향총 판화가 지금도 생산되고 있다. 제작방법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로 테두리를 찍은 후 색깔을 입히는 가채 판화 방식이며, 지금도 베트남 사람들에게 문자도 판화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왼쪽부터 수복 문자 목판화, 문자도 목판화
최초 공개되는 문자도 판목과 문병
문병 앞면(86x70cm)과 문병 뒷면 글씨(한국)
기자간담회에서 최초로 공개된 화조 문자도 판목 원판은, 궁중이나, 사찰에서 만들어진 문자도가 아니라 민간에서 사용하였던 효제도 판목 양면으로 새겨진 2장 중 1장을 소장자가 양면을 보기 편하게 톱으로 잘라 두 장으로 만든 소장품이다. 민간 문자도 판화가 판화로는 알려져 있었으나, 판목은 알려지지 않은 희소한 유물이며, 올해 인사동에서 이 판목을 구입한 한 관장은 “작년에 구한 복수도 문자도 판목과 함께 소장하게 되어 30여년 고판화 수집 역사 중에서도 보기 드문 행운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희소한 가치가 있는 유물이다. 구룡의 글씨가 조형화 되어 새겨진 판화 문병이 최초로 공개되고 있어, 판화기법이 한국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들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일본 나무아미타불 문자도 채색판화도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이며, 5월 30일 부처님오신 날 개막하는 전시회에 처음 공개되어 봉축의 뜻이 배가되고 있다.
나무아미타불 채색문자도와 세부(일본)
위 왼쪽부터 문자도 판목 치충(84x28cm), 문자도 판목 효의(84x28cm) 아래 왼쪽부터 복수도(132x12x2cm)와 부분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한 선학 관장은 “개관 17돌 동안 국내외를 오가면서 40여 차례 고판화 특별전이 열릴 수 있는 이유는 9년 전부터 문화재청 지역 문화재 활용사업인 ‘생생문화재사업 공모’에 연속 선정되면서, 문화재청과 강원도 원주시의 후원에 힘입어 이루어진 성과라고 생각한다”면서, “민과 관의 협력에 의해 고판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아가는 쾌거를 이룬 중요한 사례임이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판화로 찍은 동아시아 문자도의 세계』 특별전 개최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한선학 관장(사진=미디어붓다)
또한 한선학 관장은 “30여년의 발품으로 6,000여점의 동아시아 고판화 유물을 수집하여 개관한 고판화박물관이 시민들과 전시와 교육을 통해 17돌을 맞이하면서 세계적인 인쇄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수집가들의 노력에 의해 수집된 유물이란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면서 “정부의 협력이 없었다면 외국에서도 부러워하는 지금의 고판화박물관은 없었 것”이라며, 고판화 애호가들과 시민, 정부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