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 일아 역편
“세상 모든 분께 추천합니다. 어렵지 않게 부처님 생애와 담마를 느끼고 읽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누가 들어도 이해하기 쉽게 내 가르침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그 가르침 그대로의 책입니다. 부처님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놀랍도록 생생한 책입니다. 일아스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한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일아스님의 역저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민족사 펴냄)을 읽고 올린 글을 옮겨왔다. 이 글의 한 구절이 이 책의 가치를 올곧이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지 않고 보내는 최고의 찬사를 나는 이 글에서 만났다. 찬탄 드린다. 이 블로거의 극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불서 한 권 추천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추천할 수 있는 몇 권 중의 한 권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은 수녀 출신 비구니 일아스님이 2년 동안 두문불출하며 방대한 빨리어 경전에서 ‘알맹이’를 추려 번역한 책이다. 스님은 이 책을 내기 위해 대학 강의도 중단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여기서 일아스님 이야기를 조금은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스님은 6~7년 가량의 수녀 생활을 접고, 평소 존경하던 법정스님을 찾아갔다. 법정스님의 소개로 석남사에서 행자생활을 시작한 후 운문사 승가대학에서 공부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승가대학에서는 부처님의 직설이 담긴 빠알리어 초기경전을 가르치지 않았다. 중국선사들의 이야기 위주였다. 정작 스님이 궁금한 것은 붓다였다. 붓다는 어떤 사람이었나,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어떠했나를 알고 싶었다. 거기서 일아스님은 미얀마의 마하시명상센터로 떠났다. 그곳에서 2년 동안 목숨 건 수행을 했다. 부처님 당시의 초기불교수행법 위빠사나 수행이었다. 스님은 태국의 위백아솜 위빠사나 명상수도원에서도 수행을 했다. 이후 스님은 미국으로 건너가 New York Stony Brook 주립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the West 비교종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일아스님의 박사학위 논문인 ‘빠알리 경전 속에 나타난 부처님 자비사상’을 집필하면서 부처님의 진면목과 가르침의 요체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원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불교의 근본 뿌리인 빠알리 경전은 부처님 직제자들이 구전으로 전해온 부처님의 직설을 집대성한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중요 교리를 비롯하여 마음을 흔드는 감명 깊은 수많은 가르침들, 상상을 초월하는 위대한 영적인 힘을 지닌 부처님의 삶과 수행을 만날 수 있으며, 제자들의 다툼으로 고뇌하는 부처님의 진솔한 모습, 중생에 대한 한없는 자비와 연민 등 부처님의 지극히 인간적인 일거수일투족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경전은 빠알리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일아스님은 머리말에서 빠알리 경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간단하고, 순수하고, 소박하고, 들어서 즉시 이해가 되고, 감동을 주는 가르침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불교의 근본 경전인 빠알리 대장경의 다섯 니까야와 율장에서 선별하여 한 권으로 엮었다는 점이다. 스님은 이와 관련해 빠알리 경전의 중요한 핵심 가르침을 두루 모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같은 내용의 주제들끼리 모아 심도 있게 한 주제에 대하여 공부하고 가르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부처님의 생애,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중요한 교리와 계율의 묶음, 부처님을 대표하는 사상의 흐름인 자비·수행·평등·현실직시, 그리고 부처님이 수행한 마음챙김(알아차림) 수련에 대한 가르침, 빠알리 경전의 역사적인 과정으로 묶었다. 셋째, 사변적이고 이론적이고 논증적인 교리보다는 읽어서 이해가 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도움이 되는 경전을 선별하였다는 점이다. 넷째, 찬란한 부처님의 모습을 가리는 지나치게 신격화 되고 수식화된 이야기보다는 부처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내용을 선별하였다는 점이다. 다섯째, 주석 없이도 읽을 수 있도록 쉬운 말로 번역하였지만 꼭 필요한 주석은 짧게 달아 번거롭지 않게 하였다는 점이다. 여섯째, 이 책의 부록에 빠알리 경전과 연관된 내용을 수록하여 이 한 권으로 빠알리 경전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두루 갖추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750쪽이 넘는 묵직한 책 전체가 어느 한 부분 소홀하게 넘어갈 곳이 없다. 마치 촘촘히 꽉 짜인 비단을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5부 니까야의 중요한 내용을 일별할 수 있고,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우리의 교주 부처님의 일생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으며, 중요한 교리는 물론 수행법까지도 제시하고 있는 좋은 불서다. 문득 ‘소중한 이에게 이번 추석 선물로 이 책을 선물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아무려나, 이 책의 좋은 점을 어떻게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이 올린 서평 두 편을 인용하는 것이 이 책의 가치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야심경, 금강경, 한문번역에, 여러 해석에 보통의 불교 책은 난해하기만 하다. 불교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사실 이 한 권만 열심히 읽어도 될 만큼 작은 분량에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쉽고 평이한 문체로 씌어 있으며, 앞부분은 재미난 동화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고, 뒤로는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 쉽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불교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이 한 권만 읽어도 될 듯하다. 라고 했는데, 보통의 경우 한 가지 책만 읽는 편협하고 꽉 막힌 사람이 되는 건 당연하다. 완벽하고, 오류가 없는 책이 어디 있겠는가. 두고두고 볼 수 있으며, 내용에 깊이가 있고, 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입문서라는 얘기다.”
“불교 기초 경전 책 중에 최근 들어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다. 쉽게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서정적 표현으로 된 사실을 진실되게 잘 표현한 책이다.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살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 질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비종교인을 포함 불교도들도 편안하게 불교역사가 이렇게 흘러갔구나!를 받아들이는 책이라고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