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의 시대로 시계추를 돌리려는 듯 한국 인권史가 퇴보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직 축소방침이 발표되자 사회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불교계시민사회단체도 3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위원회는 축소해야할 기구가 아니라 오히려 확대해야한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불교계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가폭력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며 “종교시설 투표소 설치 금지 정책 권고 등 한국사회 인권의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기구”라고 평가했다.

“우리사회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기본권 보장은 미흡하다”고 밝힌 불교계단체들은 “국가인권위가 일을 너무 잘해 일이 없어 축소한다면 모르겠으나 산적한 일을 앞에 두고 조직을 축소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불교계단체들은 “아직도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다수의 국민이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이들의 구제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인권위 축소방침을 철회하고 국민을 위한 결정이 무엇인가를 깊이 돌아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안경환 위원장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했다. 기구축소방침이 나오자 불교계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안경환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의 조정을 받지 않는 독립기관인데 국가가 주도해 움직이려하고 있다”며 “한국의 인권상황은 여전히 개선돼야할 부분이 많은데 조직 축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위원장은 “인권을 중시하는 불교계가 나서서 국가인권위원회 존립의 타당성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