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소원했던 불교계와 정부가 오랜만에 한 뜻으로 국가위기 극복을 기원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괘불 앞에서 합장하고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함께 봉독하기도 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지관)가 3월 18일 개최한 경제난 극복 국민화합 기원대법회에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참석했다.

“우리 사회의 당면한 어려움을 호국의 지혜로써 극복하고자 저마다의 위치에서 서원을 세우겠다”는 진각종 회정 통리원장의 개회사로 기원법회가 문을 열었다.

바로 이어진 순서는 삼귀의례 봉독이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보선 스님, 전국비구니회 회장 명선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 등 불교계 지도자들 속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법회장소에 걸린 대형 괘불 앞에서 합장을 하고 삼귀의를 함께 따라 읽었다.

반야심경까지 함께 봉독한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지관 스님과 함께 불단 앞에 등을 공양하는 헌등의식에 동참했다. 뒤따라 명선 스님, 유인촌 장관 등이 불단에 꽃을 올리는 헌화 의식이 이어졌다.

헌등 헌화 의식이 끝나자 운산 스님은 “희망의 연등 불빛이 온 누리에 비쳐 중생의 고통이 말끔히 걷히고 밝은 세상이 환히 드러나길 기원한다”며 축원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기원대법회에 함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 불교계에서는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자비나눔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자기희생을 통한 나눔과 대화합 운동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불교는 1600년 전 이 땅에 전래된 이후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호국불교’로서 국난 극복에 앞장섰다”며 “지금의 경제난을 극복하고 국민화합을 이루는데도 불교계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 축사에 이어 발원문을 낭독한 정산 스님은 “기원대법회에 수희 동참한 공덕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다시 되살아나고, 국민들의 고통이 모두 사라지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발원한다”며 “그리하여 내가, 우리가, 그리고 이 민족이 행복하고 함께하는 세상, 깨달음과 나눔의 생명을 누리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이후 사홍서원을 끝으로 불교계 지도자와 정부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기원법회가 마무리 됐고 저녁공양이 이어졌다. 저녁공양은 비공개로 진행됐다.